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행사를 시작했다. 아마존은 이른바 ‘직구족’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 쇼핑 사이트로 꼽힌다.
6일 아마존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5일부터 한국까지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 주는 ‘무료 직배송’ 이벤트를 열었다. 상품 전체 구매 금액이 90달러 이상인 한국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무료 배송 혜택이 적용되는 상품은 한정적이다. 아마존에 등록한 판매자의 상품은 행사에서 제외된다.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Ships from and sold by Amazon.com)이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한국까지 배송이 가능한 상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아마존의 상품은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직접 배송되는 것과 각 판매자가 따로 배송하는 것으로 나뉜다.
아마존은 직구족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직구 사이트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4일부터 10일까지 최근 1년 이내 해외 직구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소비자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10명 중에 7명이 아마존(71.4%)을 선호했다. 이베이, 아이허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국내 직구족들은 아마존 상품 구매 시 미국에 있는 중간 배송 회사를 거쳐 제품을 수령해왔다. 이는 배송 대행지 서비스, 일명 '배대지'로 불린다. 한국인이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그 물건은 미국 배송 대행 업체의 주소지로 발송된다. 이후 해당 상품을 받은 배송 대행 업체가 한국으로 국제배송을 진행해 준다. 당연히 배대지 이용 수수료가 든다. 그러나 직구족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다. 아마존이 최근까지 한국에 정식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탓이다.
배송 대행 업체 이용은 공식 배송 과정이 아니다. 이 때문에 배송 중간 과정에서 상품 파손, 분실, 오배송 등의 소비자 피해가 종종 발생했다. 특히 해외 직구를 하는 한국 소비자가 늘면서 피해 우려가 더 커졌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 소비자의 해외 직구 이용 금액은 약 2조 2000억 원이다. 지난 2016년보다 29%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나라는 단연 미국. 약 1조 3500억 원의 구매된 상품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갔다.
아마존은 별도의 공지를 내걸진 않았지만, 국내 직구족을 중심으로 이번 행사 정보가 빠르게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기회에 미뤄뒀던 쇼핑을 해야겠다“며 아마존 무료 배송 서비스 이용을 반기는 반응이 많았다. 아마존은 상품의 무게와 부피에 비례해 배송비를 책정하기 때문에 직구족들은 캐리어, 선풍기 등 부피가 다소 큰 상품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직구족 안모(25, 경남 창원시) 씨 역시 “직구 제품으로 유명한 다이슨 사의 청소기를 구매하려고 봤더니 5만 원이 넘게 책정된 배송료가 무료로 빠지더라”며 “백화점은 이 청소기를 직구가의 2배 가격에 판다”고 귀띔했다. 안 씨는 “아마존 쇼핑으로 이번 달 지갑이 얇아지게 생겼다”면서도 활짝 웃었다.
한편, 아마존의 이같은 서비스가 소리 소문 없이 시작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사실 아마존의 국내 진출설은 지난 2012년 한국에 법인이 설립된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017년 7월에도 아마존이 한국 지사인 아마존 서비시즈 코리아를 통해 약 50명 규모의 정규직과 인턴을 채용하자,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마존은 한국 진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반면, 아마존이 단순히 글로벌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정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 12월까지 싱가포르 무료 배송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싱가포르 무료 배송은 전체 구매 금액이 125불 이상일 때 이뤄졌다. 해당 행사는 약 4년간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