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터 부산시 택시 기본요금 1000원 인상 돼 4800원...경남은 10일 부터 4000원
취재기자 황지환
승인 2023.06.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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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요금 2km 이후 132m 당 100원, 33초 당 100원으로 인상
택시 기사, 시민 모두 급격한 인상 폭에 지적 잇따라
부산시 택시 기본요금이 1일부터 기존 3800원에서 1000원 인상된 4800원으로 적용된다. 경상남도 역시 오는 10일 기존 3300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4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비교적 큰 폭의 요금 상승으로 시민들은 물론 택시 기사들까지 당장 사납금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기본요금과 함께 거리당 요금(미터기)도 인상됐다. 택시 기본요금 유효구역은 2km인데, 2km 이후에는 100원씩 올라간다. 이번 인상안은 기존 133m에서 132m로, 100원당 34초에서 33초로 조정됐다.
이어 모범·대형택시는 기본요금(3km 기준)이 기존 6000원에서 7500원으로 인상된다. 모범· 거리 요금의 경우 200원당 141m에서 140m로, 시간당 요금은 200원당 34초에서 33초로 조정된다.
이번 택시요금 인상안은 지난 1월 13일 택시조합의 건의로 계획됐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정책연구원의 택시 검증용역, 교통혁신위원회 심의 및 부산광역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쳤다.
택시요금 인상 요인은 운송원가 상승 및 미반영분과 코로나19로 인한 적자 누적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부산시는 부산시의회, 노조, 시민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택시 발전 라운드테이블’을 만들어 택시업계 경쟁력 강화 및 발전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송도준(68, 부산시 동래구) 씨는 이번 택시요금 인상과 관련해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고 했다. 송 씨는 “기본요금 4800원이면 내가 손님이라도 택시를 타는 것을 몇 번이고 고민할 것”이라며 “택시조합 등이 인상 건의를 했다. 하지만 무조건 인상만 하는 게 누구를 위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송 씨는 이어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승객, 택시 기사 모두에게 불행한 시도 같다”며 “당장 오늘 저녁부터 일반 시민 중에 누가 맘 놓고 택시를 탈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물가 대책 위원회는 “소상공인 영업활동 위축 및 시민 부담 가중을 우려해 심야할증 적용 시간은 수도권보다 1시간 늦춰 23시부터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물가 대책 위원회는 “택시운송사업자에게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질적 개선 등 자구책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대책 위원회는 “요금 인상 수입 증가분은 열악한 운수종사자 임금에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확약서 징수 등 이행방안 또한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박시형(25, 부산시 사상구) 씨는 “사실 기존 기본요금 3800원도 일반 시민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며 “4800원으로 올리는 것에 시민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몹시 궁금하다”고 했다. 박 씨는 이어 “지금 택시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 어렵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라며 “조금 더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 방향이 결정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선진국의 택시 기본요금을 보면 영국의 경우 2km 기준 약 8000원, 일본은 약 7000원, 미국의 경우 약 6500원 정도다. 국가 내에서도 지역별로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한민국보다 택시 기본요금이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 이재준(28, 부산시 금정구) 씨는 “일본은 승객이 무안할 정도로 탈 때부터 내릴 때까지 극진히 목적지에 데려다준다”면서 “물가 상승률의 원리로 계속해서 요금이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이에 맞게 한국의 택시 문화 또한 발전할 수 있어야 시민들이 기꺼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