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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생각하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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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생각하며 먹자!
  • 부산광역시 이원지
  • 승인 2013.01.21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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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밤은 언제나 술 먹는 사람으로 붐빈다. 그리고 술집에 들어가는 무리, 나오는 무리 저마다 '나는 재미 있습니다'라는 것을 표시라도 내듯이 큰 소리내기에 분주하다. 어떻게 항상 술집에 발길이 끊이지 않을까? 매일 술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텐데, 매일 가득 차는 저 술집을 보면 도대체 술자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20대 대학생이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술게임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시작되는 술게임은 사람들이 술에 취해 제정신을 잃을 때까지 계속된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술기운을 빌려 어색함을 잊고 남들과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당신이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기억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끊어진 대화 장면들, 되새길 수 없는 즐거움 등일 것이다. 그리고 어제 친하게 술을 마시던 사람들과의 사이는 다시 어색해 진다. 그러나 이런 재미추구와 잊어버림은 반복된다. 반복되다 보면 점차 어색함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시간과 기회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다. 즉 단지 어색함이 사라지기까지 시간, 돈, 기억 등 소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술게임은 모두가 즐겁게 참여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술을 잘 마시지 못 하는 사람이 그 예이다. 그들은 술게임을 할 때면 술게임에서 꼭 이겨 즐거운 분위기를 깨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게임에 지기도 한다. 그래서 술을 먹을 차례가 되어 술을 먹자면 몸이 괴롭고, 조금만 마시자면 술게임 분위기를 흐릴 수가 있다. 그러면 점차 술게임에 흥미를 잃게 된다. 자리에 앉자마자 무조건 술게임만 하는 술자리는 술을 잘 하지 못 하는 사람과의 친해짐을 배려하지 않는 자리라고도 할 수 있다.

필자는 술자리가 지인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든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모두가 즐기고 생산적인 술자리를 위한 방향이 논의되어야 한다. 대학생들이 배우기에 적당하고 이상적인 술자리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 해답은 선조들의 술에 대한 철학과 현재 중년들의 모습을 이해하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과거에 선조들은 ‘음식은 약과 다른 것이 아니다’라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음식에 대해 특이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술도 여기에 포함 되며, 그것의 효능은 동의보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술은 혈맥을 통하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또한 근심을 없애며, 말을 잘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우리는 선조가 남긴 지혜의 흔적에서 생각 할 거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술을 먹으면 단지 기억을 잃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속을 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걱정거리를 없앨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술의 가치를 인식하면서 술을 조절해 먹으면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술 먹는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현재의 다른 세대인 중년의 다음과 같은 술자리는 대학생들이 본 받을만 하다. 서로의 살아온 경험에서 느낀 지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최근 이슈거리에 대한 의견 등을 이야기로 나누는 것이다. 그들의 술자리는 유쾌하고 정이 오가는 웃음으로 넘쳐난다. 생각의 공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유된 기억은 더욱 더 끈끈한 친함을 느끼게 한다. 또 우리는 이런 대화를 잊지 않기 위해 술을 적당히 마신다. 그러므로 기억을 낭비하는 일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상대방을 알아가면서 친해지는 이 술자리는 기회비용을 고려한 현명한 선택이다. 우리가 술에 대해 바른 자세를 가질 때, 술자리는 사람들의 깊은 마음 속에 만족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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