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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숲과 공원의 도시: 마루야마 공원과 삿포로 예술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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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숲과 공원의 도시: 마루야마 공원과 삿포로 예술의 숲
  • 목지수 안지현
  • 승인 2017.10.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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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삿포로의 도시 브랜드 자산 / 목지수 안지현
삿포로를 자주 방문하면, 삿포로는 숲과 공원을 테마로 도시를 먼저 만든 후,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그 숲 사이로 나중에 집어 넣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풍성한 숲과 나무가 도시의 중심을 이루면서 중간중간에 동네를 품고 있다. 삿포로의 중심 시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마루야마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동네는 아니다. 최근에는 전통있는 맛집이나 스위츠 등을 맛보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긴 하지만, 마루야마는 여전히 삿포로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논현동이나 부산의 남천동 정도의 동네다. 
삿포로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마루야마 공원’에서 벚꽃 아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 삿포로 시 제공).
마루야마에는 삿포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마루야마 공원이 있다. 마루야마 공원은 홋카이도의 개척 초기부터 자리 잡은 역사적인 공원이기도 하다. 마루야마 공원은 1869년 개척사가 세워지면서 처음에는 수목 시험장으로 운영되었다. 이후 1871년에 그 안에 현재의 홋카이도 신궁인 삿포로 신사가 건립되었고, 일본 황실에서 삿포로 신사 주변에 나무를 기르기 시작했다. 이후 이 곳을 공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마루야마 공원은 본격적인 공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게 되었다.
‘마루야마 공원’은 홋카이도 개척 초기에 수목시험장으로 사용된 덕분에 오래된 나무가 많아서 마치 원시림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사진: 삿포로 시 제공).
현재의 마루야마 공원은 공원 자체도 잘 가꾸어져 있지만, 동물원, 야구장, 홋카이도 신궁 등이 함께 있어서 방문객이 늘 많은 편이다. 특히 벚꽃이 한창인 5월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고, 연말연시나 주말에는 신사 참배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공원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특정 시기를 제외하고는 한적하게 공원을 거닐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공원 주변에는 각종 레스토랑과 카페, 미술관과 쇼핑센터 등이 있어서 마루야마 공원에서 오롯이 하루를 보낸다고 해도 결코 지루하지가 않다.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의 가을 풍경(사진: 삿포로 시 제공)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 내에 있는 홋카이도 신궁. 참배객이나 결혼식 하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의 남쪽에 위치한 삿포로 예술의 숲은 시민 누구나 자연과 함께 예술을 즐기자는 생각에서 1999년에 탄생한 획기적인 공원이다. 숲 곳곳에는 70여 개의 야외 조각이 설치되어 있고, 작은 공방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방문객들은 공방에서 예술가들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것을 구경할 수 있고,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도 운영되고 있다. 공원 안에는 숙박 시설도 있기 때문에 숲 속에서 여유를 갖고 묵을 수도 있고, 미술관과 음악 연습실, 야외 무대 등이 늘 전시와 공연으로 풍성하게 오감을 자극한다.
‘삿포로 예술의 숲’ 전경. 시민들이 숲 속에서 야외 조각 등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사진: 목지수 제공).
호수가 바라보이는 ‘삿포로 예술의 숲’ 창작 공간에서 쉬고 있는 시민의 모습(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삿포로의 쾌적한 공기를 느낄 수 있고, 동시에 도시 전체의 호흡이 왠지 다소 느리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물론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급하지 않다.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 비하면 자동차와 사람 모두 훨씬 느리게 움직인다.
‘삿포로 예술의 숲 미술관’ 옆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 역시 약 2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홋카이도 최대 규모의 도시지만 풍경만큼은 일본 지방의 소도시처럼 조용하고 차분하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숲과 공원이 제공하는 쉼과 여유가 시민들의 생활방식을 느긋하고 슬로우하게 변화시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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