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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숲과 공원의 도시: 삿포로를 가로지르는 그린웨이 오도리 공원, 스노우 페스티벌과 비어 가든의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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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숲과 공원의 도시: 삿포로를 가로지르는 그린웨이 오도리 공원, 스노우 페스티벌과 비어 가든의 홈
  • 목지수 안지현
  • 승인 2017.1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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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삿포로의 도시 브랜드 자산 / 목지수 안지현
삿포로는 평원 위에 자리잡은 계획 도시다. 도심에서 사방을 둘러봐도 산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1869년 홋카이도 개발을 위해 개척사가 설치되었을 때 지형의 강점을 살려 도시를 바둑판 모양으로 설계했다. 도시를 동서남북의 큰 축으로 구분했기 때문에 주소를 찾기도 무척 쉽다. 현지인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남서 몇 번 길, 북동 몇 번 길로 되어있는 주소를 보면 대략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개척 당시 도심의 북쪽은 주로 관공서가 배치됐고, 남쪽에는 상점가와 주택가가 배치됐다. 화재가 일어났을 때 불길이 크게 옮겨붙지 않도록 남쪽과 북쪽의 완충지대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도리 공원의 시초다. 오도리 공원은 삿포로 시내의 동서를 크게 가로지르는 길이 약 1.5km의 긴 공원이다. 공원이라기보다는 길쭉한 거리에 가깝다. 공원의 가운데에는 녹지가 길게 이어져 있고, 그 양쪽으로 가로가 형성되어 있다. 오도리 공원의 녹지대에는 잔디가 깔린 화단이 이어져있다. 이 화단은 개척사가 생기면서 미국에서 들여온 서양꽃을 심으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1878년에는 여기서 농업박람회가 열리기도 했으며, 본격적인 화단 조성은 1952년에 시민들이 자원해서 화단가꾸기에 나서면서 부터였다. 이후 1954년에 기업의 후원으로 원형 화단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민관이 함께 오도리 공원을 도심 속 거대한 꽃밭으로 일구어 나가기 시작했다.
삿포로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오도리 공원. 길이 약 1.5km에 이르는 긴 녹지축을 형성하고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이 녹지대에서는 연간 다채로운 축제와 행사가 이어진다. 주말에 오도리 공원을 방문하면 언제든 삿포로의 크고 작은 축제와 만날 수 있다. 오도리 공원에서 펼쳐지는 대표적인 축제로 ‘삿포로 스노우 페스티벌(Sapporo Snow Festival)’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며 전 세계에 삿포로를 축제의 도시로 알리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매년 2월에 열리는 축제를 보기 위해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삿포로를 방문한다. 공원으로서는 비수기에 해당하는 겨울철에 삿포로의 환경 자산을 잘 살린 축제를 개최해서 삿포로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도리 공원의 동쪽 시작점을 알리는 텔레비전 타워와 공원 공간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사진: 목지수 제공)
오도리 공원의 잔디밭에는 누구나 들어가서 쉴 수 있다.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사진: 목지수 제공)
여름에는 ‘삿포로 비어 가든(Sapporo Beer Garden)’이 열리며 오도리 공원은 다시 사람들의 물결로 메워진다. 삿포로 맥주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맥주 제조 도시임을 감안한다면 맥주 축제 역시 삿포로의 중요한 브랜딩 자산임에 틀림없다. 약 1.5km 정도의 거리를 걸으며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을까? 만약 오도리 공원이 없었다면 이처럼 큰 규모의 축제가 도심 속에서 개최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삿포로 스노우 페스티벌’이 한창인 오도리 공원의 야경(사진: 목지수 제공)
도심을 가로지르는 그린웨이인 오도리 공원은 시민들의 자연스런 만남과 교류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고, 휴식과 여유, 축제를 누릴 수 있는 삿포로 시민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공원은 비어있을 때도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지만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만나면서 도시의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한다. 도심 속에 공원이 많은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의 미래는 그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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