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을 공포에 밀어 넣은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지점은 포항시 북구 북쪽 9㎞, 북위 36.10도, 동경 129.37도다. 지진의 깊이는 지하 9km에 이른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이후 수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49분 규모 3.6 지진을 시작으로 오후 3시 0분 54초께 규모 2.9 지진, 오후 3시 9분 49초에는 규모 3.6 지진 등 여진이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시설물 피해는 켰다. 포항시 재난대책상황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시설물은 총 71군데로, 진앙과 가까운 북구에 피해가 집중됐다. 건물 27곳은 외벽에 금이 가거나 부서졌고, 도로 2곳에 균열이 발생해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상수도관 40개소가 파손됐고, 공장 1곳이 부서졌으며, KTX 포항역사 천장이 일부 무너졌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긴급 가동키로 했다. 도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긴급 구성했다. 교육청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이날 도내 학교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을 귀가시켰다. 16일과 17일에는 포항 유치원과 초·중학교가 휴업한다. 수능도 일주일 연기됐다.
포항 시민들은 공포에 빠졌다. 포항 시민 윤지은(26) 씨는 “건물이 그냥 잠깐 흔들린 게 아니라 10초 넘게 좌우로 놀이기구 같이 흔들렸다”며 “건물이 언제 부서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지진으로 포항은 물론 경남, 서울에서도 건물 흔들림이 느껴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직장인 하민주(28, 부산시 북구) 씨는 “갑자기 사무실이 흔들려서 직원들이 밖으로 뛰어나가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린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네티즌들도 한 목소리로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재난 대책을 칭찬하는 댓글이 더러 눈에 띈다. 재난 알림 문자가 신속하게 도착했다는 것. 한 네티즌은 “지진이 나기도 전에 문자가 왔다”며 “그동안 재해를 겪으면서 정부의 대응 능력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