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에서 수거된 진흙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지난 17일 발견됐지만, 해양수산부가 이를 지금까지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해양수산부(해수부) 김영춘 장관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대통령 대국민사과와 함께 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유한국당에게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출발점이자 성역인 세월호에 대해 유골 은폐라는 중차대한 범죄를 범했는데 해수부장관 하나 사퇴해서 그게 무마되겠느냐”며 “과거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인가. 이는 정권을 내놓아야 할 범죄”라고 문재인 정부 공세에 열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이날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더 이상 유골이 없다며 숨겼고, 미수습자 합동 영결식 직후 (유골 존재 여부가) 밝혀진 것은 국민과 유족의 가슴을 몇 백 번 더 아프게 한 사건”이라며 “정부의 세월호 유골 은폐 등에 대한 발표 결과에 따라 국정조사 추진을 논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사자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유가족들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예은 양 아빠 유경근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은 그 더러운 입에 ‘세월호’의 ‘세’자도 담지 말라”며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모독한 너희들이 감히 유해 발견 사실을 은폐한 자를 문책하고 진상규명을 하고 사과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 씨는 “역겹다. 자유한국당. 제발 너희들은 빠져라”라며 “구역질 나온다”고 일갈했다.
유가족 유민 양의 아빠 김영오 씨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물론 이번 사건은 해수부가 매우 잘못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은폐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첫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방해만 하고 가족들에게 더 심한 막말하고 감춰온 게 더 많은데, 이 사건을 빌미로 현 정부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유가족과 비슷하다. 네티즌들은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운운하는 건 히틀러가 유대인 걱정하는 것과 같다”, “너희들이나 잘해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을 사람들이 인제 와서 뭐라는지 모르겠다” 등의 댓글로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한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열린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관련 브리핑에서 재차 사과하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임명권자와 국민의 뜻에 따라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