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의 또다른 비행 폭력의 원인은 잘못된 가치관이다.
가치관이란 옳은 것, 옳지 않은 것,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판단력을 말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초등생들이 이러한 가치관을 제대로 교육받고 생활화할 때, 건강한 정신으로 사회라는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가 밝고 건강한 사회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생들 중 많은 아이들의 가치관이 문제다. 전통적으로 옳고 그르다는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남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이 나쁘다는 생각이 없는 비행 청소년들이 생긴다. 종래의 가치관과 다른 생각을 가진 아이들은 주변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선악의 가치관이 다름에 따른 피해와 고통과 어려움을 준다.
가장 기본적인 옳고 그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끄는 가치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지난 연재에서 게임을 그 원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폭력이 난무하는 게임 세계에서 현실과 사이버 세상을 구분하지 못해서 가치관이 비뚤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게임 못지않게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TV, 영화 등의 영상 미디어다. 백지와 같은 아이들의 심성이 영상 미디어가 제공하는, 10대들에게 유익하지 못한 정보에 영향을 받는다. 많은 미디어 영상물들이 사람의 생명을 경시한다. 마치 게임에서 아바타의 목숨이 몇 개가 있고, 게임이 끝나면 이를 다시 리셋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요즘 영화는 잔인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성인 영상물은 난폭한 성폭력을 수반한 것들도 많다.
이런 영상물들은 청소년 시기의 강한 모방심리 때문에 아이들은 이를 현실 세계에서 재현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각종 범죄 사건을 보도하는 TV의 뉴스 영상에서도 구체적인 범죄 수법 등이 CCTV 자료 화면, 재연 화면, 현장 화면, 컴퓨터그래픽 등으로 소개된다. 이런 '친절한' 미디어의 영상물들이 고스란히 아이들의 머릿속으로 전달된다. 전두엽이 덜 발달된 아이들은 이를 보고 모방심리가 발동한다.
몇 달 전 7세 어린이를 납치한 다음 지하철 역 구내 공중전화를 이용하여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걸다가 경찰에 붙잡힌 13세 유괴 용의자가 있었다. 이 소년은 “TV에서 보니까 (아이 유괴한 후) 집 전화번호 눌러서 돈 부쳐라 하길래 저도 한 번 따라해 본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다른 하나는 또래 친구 집단이다. 일부 부모들의 관심과 통제가 부족한 가정의 아이들이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나쁜 친구들을 만나거나 나쁜 친구 집단과 교류하는 사이에 위험한 경험들을 자신의 가치관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대개 방치된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들의 가치관은 비정상적이다. 부모나 학교로부터 정상적인 가치관을 교육받을 기회가 없거나 적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상적인 아이들과 소통을 잘 하지 못하고 관계를 잘 맺지 못한다. 모든 문제나 상황에 대하여 옳고 그른 판단 기준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