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한국인 학생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6년 만에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동포 언론들은 15일 미 국무부의 ‘2017회계년도 비자발급 보고서’를 인용하며 외국인 학생에게 발급하는 학생(F-1)비자 39만 357건 가운데 한국 출신은 2만 5678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2만 8491건에 비해 10% 줄어든 것이다. 6년 전인 지난 2011년에는 5만 2574건을 기록한 바 있다. 6년 새 51%나 감소한 셈.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출신의 유학생들도 급감했다. 미국으로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국가는 중국, 인도, 한국 순이다. 같은 언론이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11만 2817건, 인도는 6만 2537건으로 각각 23.8%, 28.5% 감소했다.
미국행을 택하는 유학생들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엄격한 이민정책이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정책과 더불어 학생 비자 심사 역시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유학 준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잇따르는 “대학교의 입학 허가서(I-20)를 받고도 비자가 거부됐다”는 유학 준비생들의 토로가 그 증거다.
그러나 미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자, 타 영어권 국가들이 미소 짓고 있다. 미국행을 포기한 학생들이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 실제로 SBS에서 보도한 캐나다 연방이민부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유학하는 외국인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6년 캐나다 현지 유학생은 26만 5445명이었지만, 지난해 유학생 수는 16% 증가한 31만 8535명으로 나타났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미국 유학생이 줄어드는 이유로 “미국 유학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유학생 출신인 한 네티즌은 “미국 대학을 나와도 미국에서 취직이 어렵고, 미국에서 취직이 안 되면 비자 연장이 불가능해 출국당한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또 다른 네티즌도 “옛날에는 미국 유학 갔다 오면 한국에서 대우받고 취직도 잘됐지만, 요새는 별로 알아주지도 않고 취직도 안 된다”며 “차라리 한국에서 대학 나오고 취직하는 것이 더 나아서 미국 유학이 줄어든 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최근 미국의 총기 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 “미국 유학 제대로 하면 견문이 상상 밖으로 넓어지는데”, “계획 없이 유학하면 실업자 양산의 지름길”, “트럼프는 유학생들이 미국 땅에서 쓰는 돈은 생각하지 않는 듯” 등 여러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