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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미끼로 초등학생에게까지 침투하는 '포교 활동'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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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미끼로 초등학생에게까지 침투하는 '포교 활동' 극성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3.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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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다니는 저학년이 주요 타깃…"엄마 무서워" 아이 호소에 마중 나가는 학부모 상당수 / 정인혜 기자
하굣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 활동이 학부모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친구야, 간식 줄게. 잠깐 이리 와볼래?” 초등학교 1학년 딸의 하굣길을 마중 나가는 학부모 김모(43) 씨는 며칠 전부터 학교 근처에 나타난 이상한 여성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같은 학부모인 줄 알았던 그는 매일 다른 아이들에게 말을 걸며 한쪽 귀퉁이로 데려가곤 했다. 그러기를 며칠째. 김 씨가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날, 그 여성은 김 씨의 딸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놀란 마음에 아이를 가로채자, 그 여성은 멋쩍게 웃으며 발걸음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자초지종을 묻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아줌마가 간식 준다고 따라오래. 핸드폰 번호 알려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와서 못 알려줬어.” 학교 앞 문방구에 가서 물어보니, 문방구 주인은 그 여성이 ‘포교’ 활동 중이라고 했다. 무분별한 포교 활동이 초등학교 교문 앞까지 침투했다. 간식거리나 학용품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해 꾀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주로 사회 경험이 적은 저학년 아이들이 대상이다. 아이에게 이름, 휴대폰 번호, 주소지 등 신상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부모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경우도 다수다. 학부모들의 감시망을 피해 혼자 있는 아이만 노리는 등 수법도 교묘하게 발전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학부모 박지현(39, 부산시 북구) 씨도 매일 학교 앞에 나간다. 아이가 무섭다며 먼저 엄마에게 마중 나와 달라는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박 씨는 “1학년 때도 혼자 잘 다니던 애가 ‘이상한 아줌마들 때문에 무섭다’는 말을 해서 요즘 매일 학교 앞으로 데리러 간다. 우리 집은 절에 다닌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더라”며 “그렇게 좋으면 본인들이나 믿을 것이지 왜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 붙잡고 종교 믿으라는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괴의 위험을 우려하는 학부모도 다수다. 포교 활동을 가장해 아이들에게 안면을 틔우려는 유괴범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학부모 전은진(42, 부산시 북구) 씨는 “매일 같이 학교 앞에서 만난 사람이면 아이들도 눈에 익은 사람이라고 따라갈지도 모른다”며 “엄마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엄마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엄마도 모르는 생면부지 어른과 내 아이가 왜 면을 익혀야 하나. 학교와 집에서는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교육하는데 교문 나서면 바로 말 붙이는 모르는 사람이 서 있고, 아무도 단속도 안 한다. 이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일부 학교에서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는 포교 활동에 대처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관련 공문을 가정통신문으로 보낸다. 매뉴얼에는 ▲곧바로 선생님께 신고할 것 ▲모르는 사람이 주는 물건 받지 않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대답하지 않기 등이 포함됐다. 초등학교 교사 황모(28, 부산시 남구) 씨는 “학부모 항의가 하도 많이 들어오는 터라 학교에서도 걱정이 많다. 아이들에게는 포교하는 사람들이 보이면 곧바로 신고하고, 대답도하지 말라고 교육한다”면서도 “교문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세세하게 관리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의 일은 곧바로 조치할 수 있지만,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학교의 소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들을 막을 방법은 없다. 금전을 요구하거나 회유, 협박을 하지 않은 이상 포교 활동에 적용할 적절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하긴 하지만, 대개 계도에 그친다”며 “포교 활동을 종교적 의미의 연장선으로 볼지, 사기 등 범죄로 볼지에 대한 기준도 없어 애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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