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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사원 뽑을 때 지방대 차별 없다" 하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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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사원 뽑을 때 지방대 차별 없다" 하고선...
  • 취재기자 장윤혁
  • 승인 2014.10.10 00: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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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대학마다 채용설명회 개최...지방은 거점 국립대 단 한 곳 뿐
 취업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요즘 대기업들은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선다는 취지로 채용 설명회를 대학을 돌며 갖는다. 그런데 대기업 설명회는 한결같이 서울에서는 몇몇 일류대만을 대상으로 열리고, 지방에서는 지역별로 그 지역의 거점 국립대 오직 한 곳에서만 열리고 있어, 대기업 지방 차별, 이류대 소외 논란이 일고 있다. 취업 정보 전문 포털 ‘사람인’에서 제공한 대기업 채용설명회 일정 중 9월 한 달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를 비롯한 서강대, 한국외대, 한양대, 동국대, 건국대, 성균관대, 국민대 등 서울 지역 대학들에서는 총 116회의 대기업 설명회가 개최됐지만, 부산에서는 부산대에서만 28회가 열렸다. 그 중 LG 계열사가 22회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현대가 19회를 개최했다.
▲ 9월 15일에 열린 채용설명회 및 상담회 일정이다(사진: 취업 포털 ‘사람인’ 채용설명회 일정 캡쳐)
이렇게 지방에서는 오직 그 지역의 거점 대학인 국립대 한 곳에서만 대기업 채용설명회가 이루어지자, 지방대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전 배재대 졸업생 이배근(27, 충남 논산시) 씨는 “대전에는 충남대에서만 하루 2-3회씩 대기업 채용 설명회가 이어진다. 한 대학에만 대기업 채용 설명회가 몰리다 보니, 시간이 빠듯해서, 기업에 대해 말하는 사람도, 듣는 학생도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경남의 한 사립대 재학생 김규태(26,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우수 인재만 찾기 위해 기업들이 일류대만 찾아가는 것 자체가 우리 지방 대학생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9일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국회를 통과됐다. 이는 공공기관 및 기업이 대졸 신규 채용 인원의 35% 이상을 지역 인재로 채용하는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공공기관 및 기업에 행정,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다. 그러나 대기업 채용설명회는 이 법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기업이 지방 먼 곳까지 내려가는 열정과 돈에 비해 지방 학생들의 참여가 많지 않다. 지방대생은 대기업에 대한 관심이 덜 한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인사 담당자도 “대다수의 신입사원이 지방보다는 서울 지역 대학 출신들이다. 통계적으로 서울에서 취업설명회를 여는 것이 우리 기업에 유리한 게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2014년에는 지방에서 채용설명회를 갖지 않기로 했다. 대우건설 인사 담당자는 “이번 하반기 때 우리 회사는 지방 채용설명회를 가질 예정이 없다. 올해 지원 현황을 보고 내년에 지방 설명회 계획을 세울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경대생 김리나(27, 부산 사상구 엄궁) 씨는 “대우건설에 관심이 있는데, 대우그룹이 지방에서 설명회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인터넷으로만 정보를 접하고 취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연초에 대학총장 추천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발표했다가 곤혹을 치룬 바 있다. 대학별로 삼성이 할당한 추천 인원이 곧 대학의 서열을 나타낸다는 것이었다. 삼성은 여론에 밀려 이 계획을 철회했다. 울산대 재학생 김태훈(26, 울산 남구 무거동) 씨는 “삼성의 대학 서열화 조장 행태를 보고, 여러 기업들의 대학 차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 줄 알았는데, 서울과 지방 취업설명회 비율을 보니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9월 1일에 부산대학교에서 개최된 기아자동차와 이랜드리테일 채용 설명회 안내판 모습. 부산 소재 10여 개 타 대학 취업 준비생들은 모두 부산대로 집결해야 했다(사진: 취재기자 장윤혁).
지난 9월 1일에 부산대에서 기아자동차와 이랜드 리테일 채용 설명회가 열렸다. 부산대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아자동차의 설명회가 끝나자마자, 주최 측은 분주하게 현수막과 안내판을 교체하고 바로 이어서 이랜드 리테일 취업 설명회로 이어졌다. 부산의 모든 취업 준비생 중 해당 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한 대학으로 몰리다 보니, 자리가 없어 서서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산의 한 사립대생 여민수(25, 부산 동래구 사직동) 씨는 “학교 이름으로 우수성을 가르겠다는 것은 대학생들이 대학 입학 이후에 얻은 경험이나 배움을 기업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경남 한 사립대생 이은실(27, 경남 김해 대청동) 씨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 대학 입학 후 열심히 노력한 지방대생들을 대기업이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문화는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기아자동차에 이어 이랜드리테일도 설명회를 부산대학교에서 가졌다(사진: 취재기자 장윤혁)
대기업 채용 설명회를 지방 사립 대학교 차원에서 유치할 수는 없을까? 부산 경성대학교 취업진로개발원 채승학 팀장은 “매년 우리 대학 측에서 공문을 보내어 대기업에게 채용설명회를 부탁한다. 하지만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우리 학교에 온다는 말은 절대 안하고, 그 지역 채용설명회 일정을 확인하고 그 곳으로 우리 대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만 말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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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제하에서당연한것 2017-09-06 21:28:26
우리가 대학을갈때 뺑뺑이로 평준화댜학을 간게아니라... 줄세워서간건데 앞줄에선 사람이 좋은직장가는게 뭐가 문제인지모르겠다... 오히려 똑같이 기회주면 그게 이상한거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