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야기' 중국 상륙, '리피' 자연 소멸할 듯...정부, "폭염을 재난으로 지정해 종합대책 마련" / 송순민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애초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됐던 14호 태풍 '야기'의 경로가 중국 쪽으로 치우쳐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관측됐다. 8월 12일에 괌 부근에서 새로 발생한 15호 태풍 '리피'는 48시간 이내에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자연 소멸할 것으로 관측돼 한반도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14호 태풍 야기의 경로가 중국 쪽으로 치우쳐짐에 따라서 한반도에 폭염과 열대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9일까지 폭염 일수는 24.6일로 폭염이 가장 길게 지속했던 1994년 이후 최고로 길게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1994년보다 0.1일 긴 13.1일로 역대 최고 일수를 기록했다.
14호 태풍 야기는 8월 12일 9시에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300km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 8월 13일 9시에 중국 상하이 남서쪽 약 120km 부근 육상에 위치할 것으로 보이며 8월 14일 21시경에 중국 칭다오 서쪽 약 280km 부근 육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15호 태풍 리피는 8월 12일 9시에 괌 북북서쪽 약 910km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지만 8월 14일 9시쯤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460km 해상에서 자연 소멸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12일 12시,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은 35도 이상 올라 매우 덥고, 당분간 무더위는 지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은 10일 관계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범정부 폭염 대책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부처별 추진상황 점검과 정책 사각지대 해소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주요 논의 사항으로는 폭염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9월까지 작성하고 피해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최근 심각해지는 농축산물 피해와 관련해서 농식품부의 긴급대책비 78억과 행안부의 특별교부세 135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초·중·고 학생들의 개학이 다가옴에 따라 냉방비를 충분히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등교 시간 조정 등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폭염 관련 대책이 논의됐다.
이어 김 장관은 폭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폭염 시 낮 시간대에 장시간 야외 자원봉사 활동을 자제하고 안전교육 시행을 요청했다. 그리고 소방관과 생활관리사 등 현장관계자들의 애로사항 해소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폭염과 관련된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폭염을 재난으로 관리하는 만큼 재난 불평등이 발생해 정책의 사각지대나 약자의 피해가 없도록 힘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부처 모두가 힘을 합쳐 정책 발굴에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우리나라의 바다 수온 상승 속도가 최근 10년 새 더 빨라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바다 수온은 평균적으로 0.14도씩 상승했는데, 2010년 이후 연 0.34도씩 상승해 2.4배 높게 나타났다. 바닷물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이유를 기상청은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이 큰 원인으로 파악했다.
기상청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폭염도 매년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 상승은 지구온난화의 일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상청은 기후 변화에 의한 원인과 영향을 자세히 파악하고, 사회 전반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