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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와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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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와 그 사람들
  • 김민남
  • 승인 2018.1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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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남
운 좋게도 나는 1990년에서 2004년 사이에 일본을 세 번이나 갔다. 언젠가 '중국이라는 나라' 라는 칼럼을 어느 신문에 쓴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일본을 본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일본은 삼국시대부터는 왜구, 임진란 때는 침략자, 일제강점기는 제국주의 식민국가로 각인돼 있어, 우리 국민 다수는 일본을 좋은 이웃나라로 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그런 시각은 별로 다르지 않다. 호감도 여론조사가 그걸 잘 말해주고 있다. 다만 일본을 다녀온 사람들의 일본과 일본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좀 다른 것 같다.  2004년 교토 시의 교토대학 부설 일본국가문화연구원 초빙 연구교수로 가 있던 동료 교수의 초청으로 우리 부부는 교토 일대와 나라 시 등을 차분하게 둘러 볼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도타이지, 금각사와 은각사, 청각사, 교토 역사, 아담하고 개끗한 전통식당 등이다. 그런데 인상 깊었던 건 이런 하드웨어가 아니다. 사람들이다. 그리고 거리의 모습이다. 하드웨어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거리에서 만난 '장삼이사'들이다. 대체로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고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리나 집안과 공공시설 등에 휴지나 담배꽁초를 찾아볼 수 없고, 담배 피우는 사람도 없었다. 더 눈에 띄는 건 도쿄, 오사카나 교토와 같은 큰 도시의 자동차 흐름이 매끄럽고, 그 수많은 차들 중에 외제차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먼지나 매연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이런 나라, 이런 사람들이 2차대전을 일으키고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식민지로 가혹하게 다스렀으니 앞뒤가 좀  안맞는다. 나름대로 수수께끼는 '집단의식'에서 풀어봤다. 개개인은 좋은 이웃이지만, 집단이 될 때는 전혀 달라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하드웨어보다 그들의 집단 정신인 소프트웨어가 더 눈여겨 볼만하다. 사진은 일본 어느 지역의 만개한 벚꽃(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우리도 할 수 있다. 한 때 중국도 떨게 했던 강성한 고구려가 있었고, 일본에 우리 문화를 수출한 백제와 신라의 찬란한 문화는 자랑스런 우리 역사다. 우리는 단 한 번도 다른 나라를 괴롭힌 적이 없던, 언제나 선량한 이웃이다. 고구려에 을지문덕 장군과 연개소문, 신라에 문무대왕과 김유신 장군, 조선조에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과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고 이 시기에 국세(國勢)와 문화(文化课)가 융성했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고, 이순신 장군은 13척의 함선으로 수십 수백 배의 일본 침략군을 물리쳤다.  우리는 훌륭한 지도자가 나라를 이끌 때 가진 힘과 재주의 몇백 배를 발휘하는 백성이요 국민이다. 대국인 중국이나 일찍 근대화한 강국 일본이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데는 우리가 이러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허리 끈을 졸라맬 때다.
2018년 12월 18일, 묵혜(默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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