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육아일기이자 육아웹툰 <두부랑 매일매일>의 한 장면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그린 만화나 일러스트를 연재하는 작가들이 늘어나면서, 더불어 ‘인스타툰’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인스타툰은 만화를 올리는 SNS 공간인 인스타그램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의 합성어다. 인스타그램은 네이버 웹툰, 다음 웹툰, 투믹스와 같은 웹툰 플랫폼과는 달리 한 번에 10개의 이미지까지만 업로드할 수 있으며 큰 제약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에서 1만 4500명의 팔로워를 지닌 두부엄마는 <두부랑 매일매일> 육아웹툰을 그리며 아이와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스치듯 지나는 행동이나 말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다 남길 수 없기에 이를 기록할 곳을 찾다가 인스타툰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간편하게 그림을 올리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공감을 얻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의견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며 “앞으로 그림의 주인공인 내 아이가 봐줄 날을 기대하고 힘닿는 데까지 그려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스타툰을 취미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림 연습 겸 주 2~3회 만화를 올리고 있는 행복맨은 주로 일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는 “지인이 만화 그리는 취미가 있으면 한번 해보라는 권유에 시작했다”며 “소재가 거덜 날 때까지 계속 업로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이 인스타툰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람도 있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식궁이는 인스타툰을 통해 자신의 공황장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는 “내가 경험한 것이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위로나 공감이 되면 좋겠다”며 “이야기할 거리만 있다면 끝까지 연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인스타툰은 기존의 일반 웹툰과는 다른 각양각색의 이야기와 용이한 접근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인스타툰을 통해 위로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 아인 20개월인데 알 수 없는 옹알이를 많이 한다. 시댁에서는 아이 보고 '쟤는 왜 알 수 없는 말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해 걱정 많았다. <두부랑 매일매일> 인스타툰과 댓글을 통해 아기마다 다른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큰 위로를 받고 간다”고 말했다.
특히, 웹툰 작가들은 인스타툰을 통해 독자와 많이 소통하고 있다. 마시멜 작가는 다음 웹툰에서 <게임회사 여직원들> 완결 후, 차기작을 준비하는 공백 기간 동안 근황이나 일상 에피소드를 짤막하게 올려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작가의 사생활>이라는 컨셉으로 인스타툰을 그려 독자들과 소통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좋았던 인스타툰 <작가의 사생활>은 다음 웹툰에 정식연재도 됐다. 마시멜 작가는 정식 연재와 인스타툰의 다른 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원고료를 받는 정식 연재는 연재처 쪽과 기획안부터 콘티까지 협의가 되어야 연재를 시작할 수 있다. 연재가 시작되면 정해진 요일에 올려야 하며, 일정량 이상 분량을 뽑아내야 한다. 반면, 원고료가 없는 인스타툰은 그리고 싶은 만화를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자유연재에 마감에 쫓기는 스트레스가 없다. 다만 긴 호흡의 만화를 그릴 땐 10컷씩 끊어 올려야 하는 점이 아쉬울 때도 있다.”
마시멜 작가는 “인스타툰은 내가 원하는 것만 구독하는 형태라 다음 웹툰 연재보다는 반응이 대체로 호의적이고 공감 댓글 등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도 작가의 개인 채널로서 쓰기 편해 정식 연재 여부를 떠나 인스타툰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상생활 등을 간단하게 그려 만화를 올리면 여러 사람이 봐주며 댓글을 달아주는 또 하나의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