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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은 옛말...태블릿PC∙스마트 기기∙한 끼 식사 등 실속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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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은 옛말...태블릿PC∙스마트 기기∙한 끼 식사 등 실속 추세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2.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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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밸런타인데이 특수도 남자 향수 등 패션 잡화로 선회...남자는 여성 속옷이 선물 1순위 / 신예진 기자
햇수로 연애 5년 차인 직장인 강모(27) 씨는 여전히 남자친구와 알콩달콩하다. 강 씨는 신세대 커플답게 그간 갖가지 기념일을 꾸준히 챙겨왔다. 생일에는 수제 케이크, 11월 11일에는 직접 빼빼로를 구웠다. 그러나 강 씨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식상한' 초콜릿 대신 평소에 남자친구가 갖고 싶어 했던 향수를 준비했다. 강 씨는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더라. 예상은 했지만 작년 직접 만든 초콜릿을 선물했을 때보다 더 좋아하더라. 앞으로 자잘한 기념일은 지나칠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양력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다. 여성들은 초콜릿 선물을 직접 만들거나 미리 가게에 원하는 초콜릿을 주문했다. 그러나 밸런타인데이는 요사이 더 이상 초콜릿으로 연인 간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 아니다. 최근 연인들은 초콜릿보다는 상대방을 위한 실용적이고 센스 있는 선물을 주거나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의 새로운 흐름은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관련 설문 조사 결과로 드러난다. 지난해 취업포털사이트 ‘미디어잡’에서 남성 회원 5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이 밸런타인데이 때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선물 1위는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휴대용 스마트 기기(31.8%)가 꼽혔다. 2위는 의류·지갑·신발·가방 등 패션잡화(18.1%)였고, 차량용 방향제·스마트폰 거치대 등 차량용 액세서리(16.4%), 시계(9.8%)가 그 뒤를 이었다. 초콜릿 및 케이크는 7.6%에 그쳤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대신 다른 선물을 준비하는 연인이 증가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이에 발맞춰 각 업계는 일찌감치 ‘홀리데이’ 특수를 노렸다. 선물에 적합한 향수, 남성용 전용 화장품, 스마트기기부터 식음료 업계의 다양한 이벤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선물은 ‘향수.’ 그 중 일반 캐주얼 향수가 아닌 ‘엔트리 프리미엄 향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미엄 향수는 몽블랑, 구찌, 메르세데스 벤츠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향수를 말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성 향수의 매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트리 프리미엄’ 향수의 매출은 전년대비 300% 가까이 급증했다고 한다. 직장인 신모(27) 씨도 남자친구에게 프리미엄 브랜드 향수를 선물했다. 지출은 약 15만 원. 신 씨는 “여자들은 향수를 곧잘 구매하지만, 남자들은 ‘제 돈 주고 사기 아까운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남자친구에게 어울리는 향을 골라 지난 주말에 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선물을 주니 남자친구가 함박웃음을 짓더라”고 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호텔이 내놓은 특별 식사도 인기다. 직장인 최모(32) 씨는 14일 저녁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 밸런타인데이 스페셜 디너 코스를 예약해뒀다. 하루 전날인 12일 예약했지만, 최 씨는 겨우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얻었다. 최 씨는 “특별한 날을 그냥 지나치기엔 아쉽고, 곧 (남자친구의) 생일이라 선물을 주기엔 애매했다. 퇴근 후 남자친구 얼굴 보면서 한 끼 식사를 하려고 한다. 비싸지만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이 초콜릿보다 훨 나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의 기존 공식을 깨고 일부 남성들은 여성들을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발렌타인데이 기간 남성매출 비중이 연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명품, 향수, 초콜릿 모두 연간 전체 매출 비중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성을 위한 밸런타인데이 선물은 뭘까. 여성 속옷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작년 발렌타인데이 행사기간 여성 속옷 매출이 17.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란제리 매출 증가율인 1.6%의 10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성별에 따른 구매율. 남성 소비자의 구매 비중이 56.8%로, 여성의 43.2% 보다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통상 여성 속옷은 같은 여성이 사는 비중이 80% 이상인데, 밸런타인데이 직전 2주간은 오히려 남성 매출 비중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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