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은 24일 경성대학교 중앙도서관에는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중앙도서관 6층에 위치한 소원 트리 때문이다.
소원 트리는 흔히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직접 쓴 소원 카드를 가지에 매달아 장식한 것이다. 경성대학교의 소원 트리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9회째 이어오고 있는 이벤트다. 이 트리는 경성대학교 중앙도서관 6층 입구에 12월 초에서 이번 달 말까지 전시되며, 학교 재학생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시민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모님 결혼기념일 축하드리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추운 겨울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등 한 해를 마무리하며 건강에 대한 소망이 적힌 소원 카드들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 양수연(21, 부산시 북구) 씨는 “앞으로 다가올 2019년도에는 허리디스크가 좀 나아지고, 기억력도 다시 좋아져서 새해부터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가족, 친구 내 주위 사람들도 항상 웃을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학기를 끝마친 직후라 그런지 성적에 대한 소원도 속속히 등장했다.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에 재학 중인 정예진(21, 울산시 울주군) 씨는 “해마다 소원 트리에 소원을 걸어 놓는다. 이번에는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뒤라 소원 카드에 학점을 잘 받게 해달라고 썼다”고 말했다.
고학년이 되면서 가까워지는 취업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내년이 되면 3학년에 접어드는 대학생 최윤정(2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항공사에 취업을 하려다보니 남들보다 취업이 빠르게 다가와 고민이다. 최근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취업에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소원 카드를 적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 고민, 성적 문제 같은 무거운 소원들도 있었지만, 연인들과의 애정이 담긴 메시지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학교 CC(Campus couple, 캠퍼스 커플의 줄임말)인 대학생 이민호(24, 부산시 수영구) 씨는 “연인끼리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소원 카드를 트리에 걸면서 특별한 날을 기념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소원 트리는 부산 경성대학교뿐만 아니라 배재대학교, 대구대학교 등 전국 여러 대학교와 곳곳의 트리 축제 행사장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이벤트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새해 소망을 작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해마다 마련하고 있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소원 트리는 12월 초에서 다음 해 1월 초까지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