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도 독립서점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획일적 분위기의 대형서점과 달리 저마다 개성 있는 분위기를 자랑하며 젊은 층을 끌고 있다.
독립서점은 거대자본에 바탕한 회사나 유통조직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주인의 취향대로 꾸민 서점이다. 말 그대로, 교보문고나 예스24, 인터파크 등과 같은 대형서점이 아닌, 작은 서점이다. 대형서점에선 취급하지 않는 독립 출판물을 판매한다.
독립서점은 2018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한 주에 2곳 이상 개점했다. 전국을 기준으로 2015년 총 101개에서 2018년 466개로 늘어났다. 부산은 2015년 4개에서 2018년 26개로 6.5배 증가했다. 부산의 첫 독립서점인 샵메이커즈를 시작으로 서면, 전포동, 동래, 수영, 광안리 등 여러 곳에 독립서점이 생겨났다.
독립서점이 젊은 층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좋은 분위기 때문이다. 대형 서점은 어떤 브랜드의 서점에 가든지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등 섹션별로 분류돼있다. 정갈한 느낌이 나지만 항상 같은 분위기를 지닌다.
이와 달리 독립서점은 서점 주인 입맛대로 책을 정리하고 인테리어를 꾸민다. 각각의 서점마다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보통은 포근한 느낌이 들고 감성 사진 찍기 좋은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고객도 자신이 원하는 느낌의 서점을 찾아서 갈 수 있다. 대학생 김도희(20,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좋아서 요즘은 독립서점에 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 독립 출판물을 유통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독립 출판물은 등단하지 않은 일반인이 개인적으로 책을 내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주제와 양식이 눈에 띈다. 이런 독립 출판물은 독립서점에서만 취급한다. 획일화된 책에 지친 독자들은 새로운 책을 읽기 위해 독립 서점에 들르는 사람도 많다.
독립 서점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카페형 서점은 기본이다. 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책맥, 북스테이(책과 숙박)를 하는 곳도 있다. 정기 강연, 공연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또 모임 공간이 되는가 하면 키즈존이나 산책로가 있는 서점까지 다양하다.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다. 대학생 김태겸(22,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책맥을 해본 적이 있는데 꽤나 맘에 드는 경험이었다. 다음에도 하고 싶다”고 했다.
독립서점 투어도 생겼다. 여행 가는 곳에 있는 독립 서점을 들르는 것이다. 자기가 사는 지역의 다양한 독립서점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한다. 각 독립서점이 가지는 다양한 분위기와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진 게 이유다. 지난 2월 17일 이노션 월드 와이드가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점투어를 목적으로 한 여행, 데이트, 나들이 관련 소셜 데이터는 총 9만 392건에 달한다.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서점을 방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여행지를 선정하고 동선을 짜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