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1만 6500여 명 투입 진화 작업 나서, 정부 피해 복구에 만전 기할 것 / 송순민 기자
4일 저녁에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의 진화율이 5일 오후 현재 70%에 다다랐다. 고성 산불은 주불 진화가 완료돼 잔불 정리 중이고, 인제 산불의 진화율은 70%, 강릉 산불의 진화율은 40%다. 화재로 인해 산림 525ha가 잿더미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면적은 여의도의 약 1.5배 크기다.
소방청은 화재비상 최고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에 있는 가용 소방력 총동원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각 시∙도의 소방차 872대와 5600여 명의 소방인력이 강원도 산불진화에 나섰다. 이번 산불 화재 지원은 단일화재로 인한 다른 시∙도 소방력 지원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명, 중상자 1명과 경상자 33명 등 35명으로 집계됐다. 화재 피해가 컸던 고성과 속초 일대는 주택 125채와 창고 6채 등 많은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국방부도 산불 진화에 총력 지원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헬기 32대, 군 보유 소방차 26대, 군 장병 1만 650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중앙안전대책본부의 요청에 따라 전투식량 6800명 분을 지원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국가 총력 대응이 가능하도록 군 가용병력을 총 동원하여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부, 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산림청 등 관련 정부 부처도 피해 상황 종합 및 후속 조치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11시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강원도 산불 진화에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관련 부처 장관으로부터 피해 상황과 대응책을 화상으로 보고 받고, 이재민은 물론 피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새벽부터 모든 인력을 가용해 다행히 산불 확산을 차단하고, 주불을 잡아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산불진화에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산불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성과 속초의 주불은 거의 진화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진화 이후 준비까지 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이 총리는 “진화가 모두 끝나면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지원 등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피해 복구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8시 30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재난 대응이 최우선이니 수행 인력을 최소화하고, 현장에서도 의례적 보고는 할 필요 없이 각자 위치에서 할 일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도 강원 산불현장에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의 지도부는 일제히 현장을 방문해 수습과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대표는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는데, 이들은 혼란스런 현장에 폐를 끼칠 수 있어 완전 진화 후에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상에선 고속도로 CCTV 영상도 화제다. 소방차들이 서울양양고속도로 CCTV를 통해 강원도 산불진화 지원을 나서는 모습이 잡힌 것. 한 네티즌은 “그 어느 행렬보다 위대하고 아름다운 행렬”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현실 영웅들께 늘 감사하다”며 “고생많으셨습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해운대 운봉산에도 산불이 세 번째 발생했다. 지난 3일 운봉산 일대 임야 20ha를 태운 불은 꺼졌지만, 불씨가 살아나면서 화재가 재발했다. 6시간이 걸린 진화 작업 끝에 불길은 잡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