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강원산불 화재 당일 오후 6시 화재가 발생한 개폐기를 육안으로 점검했지만, 별다른 이상 찾지 못했고, 이후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전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전 측의 안일한 점검으로 사실상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윤한홍 의원은 한전 강원본부 속초지사의 ‘순시실적 조회 자료 등을 통해 한전의 개폐기 관리소홀로 이번 화재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발화 전봇대의 개폐기(척산간 158호)가 포함된 ‘척산간 6~280호’ 구간을 3일 오후 6시와 4일 오후 6시 두 번에 걸쳐 육안점검했다. 점검은 ‘건조시 산불예방 순시’, ‘영동지방 강풍특별순시’ 명목으로 진행했다.
한전 측은 3~4일 진행한 점검을 통해 별다른 이상을 확인하지 못했고, 점검 종료 후 약 1시간 20분 후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윤 의원은 “육안점검만으로는 이번 산불과 같은 화재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전봇대 개폐기의 외부와 내부 상태를 점검하는 ‘광학카메라 진단’은 2017년 11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학카메라 진단이 끊긴 시점은 한전이 배전유지보수 예산을 4203억 원 삭감한 이후다.
윤 의원은 “이번 화재는 탈원전에 따른 한전 수익성 악화가 예산 삭감과 부실점검으로 이어져 빚어진 참사”이며 “예산이 줄어드니 부실점검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한전이 개폐기 점검을 했는데도 강풍 때문에 불이 났다면, 이번 달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11만 9734개의 개폐기도 위험 상태로 방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정부는 이번 화재에 대한 철저한 원인조사와 함께, 탈원전 정책이 우리 사회에 위험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