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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탐색하라는 고교생 ‘자유수강제’, 이름만 자유, 현실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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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탐색하라는 고교생 ‘자유수강제’, 이름만 자유, 현실은 혼란
  • 부산시 해운대구 정수아
  • 승인 2019.09.1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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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국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입시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입시제도가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보완하고 개편하다 보니, 새로운 제도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은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나도 입시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당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다. 정시, 수시, 입학사정관제 등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알아야 하고 선택하고 고민해야 할 정보 뿐이었다. 대학을 들어가는 방법이 정말 다양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내가 보기엔 그저 복잡할 뿐이었다.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시험장 모습(사진: 더 팩트 제공).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시험장 모습(사진: 더 팩트 제공).
나에게는 고등학교 1학년인 동생이 한 명 있다. 동생은 밤늦은 시간까지 ‘자유수강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2018년부터 문과와 이과의 통합 교육과정이 실시되면서 현 고등학생들은 2, 3학년이 되면 더욱 선택의 폭이 넓어진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제대로 찾기 위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학생들이 자유롭게 과목을 신청해 원하는 진로를 찾게 하자는 것이 바로 자유수강제다. 언뜻 보면 그저 좋아 보이는 제도지만, 동생은 듣고 싶은 과목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동생은 아직 명확한 진로가 없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아직 정하지 못한 동생은 어느 과목을 들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하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목표 전공과 학과에 맞춰 선택 교양을 선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꿈의 대학인 서울대에서도 고등학교 시절 자유수강제의 선택과목으로 무엇을, 얼마나 이수했느냐에 따라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처럼 선택과목을 정하는 것은 그저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진로에 맞춰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고등학생들의 진로 선택의 폭은 엄청나게 늘었고 그만큼 고민과 방황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자유수강제를 실시하는 것에 긍정적인 시선도 많다. 자유수강제를 시행하면 문과, 이과 두 영역의 지식을 함께 습득할 수 있어 창의, 융합형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 가지만 알고 배우는 것보다 다방면으로 알고 경험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원하는 과목을 자신이 골라서 배운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더욱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자유수강제에 부정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는 수업들이 심도 있는 학습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한다. ‘수만휘’ 카페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입시제도에 불만을 털어놓는 학부모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아직 고등학생 1학년인 아이들이 벌써 학과를 정하고 진로를 확정 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학교 2학년인 나도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벌써부터 진로를 정하라고 압박하는 것이 과연 좋은 교육인가 의문이 든다. 이름만 자유이고 현실은 미래의 대학진학에 맞춰 고등학교 과목을 수강해야 하는 자유수강제가 문과, 이과를 정말로 통합해서 융합인재를 기를 수 있는 것인지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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