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콘서트에서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안무를 수정하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 등 이슬람 교리에 맞춰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처럼 타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수두룩하다. 예를 들어 ‘제주도 예멘 난민’이 있다.
작년 제주도에 예멘 난민들이 대거 들어왔을 때, 우리나라는 난민수용 찬반논란에 휩쓸렸다. 이 중 반대 측의 주장에 “문화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주장이 있었다. 예멘이 이슬람교이고 유럽의 사례를 보았을 때 예멘문화는 우리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찬성 측은 예멘난민이 과거 6.25때의 우리 피난민과 같다며 수용하자는 입장이었다.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이렇게 편파적일 수 있을까? 나는 이 글을 쓰는 걸 기회로 주변인들에게 타 문화 수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 봤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그 중 가장 특이했던 답변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가 섞이면 본연의 우리 문화를 잃을 것 같다”는 답변이었다. 이 말을 듣고 번뜩 떠오른 것은, 소유격 ‘의’를 남발하지 말라는 교수님의 글쓰기 조언이었다. 소유격 ‘의’의 남발은 우리가 과거 일본 식민지였을 때 일본문화가 주입된 결과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미 다른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점점 우리 본연의 문화를 잃어가고 있다. 주변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한글보다 더 눈에 띄는 영어 간판과 엄연히 한글로 표기할 수 있음에도 여전히 외래어로 표기되는 ‘오뎅’과 같은 말들. 우리 생각보다 더 우리는 융합된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나는 문화 간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동과 서’의 문화차이를 다룬 영상을 봤다. 이 영상에서 나는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 동양에 서양 문화가 유입되면서 동양인이 생각마저 서양인처럼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방탄소년단처럼 남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좋지만, 남의 문화, 특히 서양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차츰 서양인처럼 생각할 것이고, 우리 문화는 사라져 버릴 것이다. 문화에는 국경도 없지만, 우열 또한 없다. 타 문화가 더 우월해 보인다고 받아들이기 전에 우리는 문화에는 우열이 없음을 알고 또한 우리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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