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 영화는 2013년부터 극장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재개봉된 영화들은 <8월의 크리스마스>,’ <터미네이터2>, <레옹> 등으로 마니아적 성향이 강한 영화들이 주를 이뤘다. 반면 최근에 재개봉되고 있는 영화들은 장르가 다양해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러브레터>, <이터널 선샤인>, <러브 액츄얼리> 등 멜로 영화부터, 2년 전 1,000만 관객을 넘었던 SF물 <인터스텔라>와 2015년 3D 영화로 인기를 모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같은 액션 영화 등이 있다. 또,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2014년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2015년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재개봉됐다.
중학생 이수민(16, 부산시 남구 용호동) 양은 얼마 전 재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친구와 함께 관람했다. 이 양은 “평소에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보러왔다. 영화관에서 보면 집중이 잘 돼서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예지(23, 울산시 남구) 씨는 재개봉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관람했다. 박 씨는 보고 싶었던 옛날 영화를 집에서도 쉽게 다운 받아 볼 수 있지만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재개봉 영화의 장점으로 꼽았다. 박 씨는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게 몰입도 잘 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개봉 영화는 흥행 성적도 좋다. 2005년 국내 개봉된 <이터널 선샤인>은 2015년에 재개봉됐다. 현재 상영 중인 이 영화는 이틀만에 관객수 2만 명을 돌파하며 2월 2일 기준 누적관객수 49만 명을 넘어섰다. 이 외에도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누적관객수 9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해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약 16만, <러브 액츄얼리>가 7만, <말할수 없는 비밀>이 5만 7,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CGV 미소지기로 근무하고 있는 이모(25) 씨는 “예전에는 무조건 신작을 보려는 관객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최신작보다 재개봉 영화를 상영하는지 묻고, 추천을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걸 느낀다”고 말했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박준열(25, 부산시 북구) 씨는 “요즘 재개봉된 영화들은 최신작들보다 훨씬 작품성이 뛰어난 것 같다. 특히 개인적으로 오래 전에 개봉된 영화들을 보고 갖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0일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재개봉 영화 열풍을 음반계의 리메이크 앨범 열풍과 같은 복고 현상으로 해석했다. 정덕현 씨는 “재개봉 영화들은 과거의 추억을 자극하는 한 지점들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영화관에 들어가 모든 걸 잠깐 내려놓고 한 두 시간 정도 과거에 빠져드는 것은 또 다른 힐링 체험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