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간 텃세, 반말, 하대, 성과 가로채기도 존재
노무사, “알바생 갑질도 직장 내 괴롭힘 대상, 사업주 보호조치가 중요”
심리학자, “수직적 문화 강한 한국에는 도처에 갑질 문화, 개선 노력 필요”
직장 내 상사 갑질, 군대 고참 갑질, 간호사 태움 문화, 대학 예체능 계열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는 우리나라에서 잊을 만하면 다시 화두에 오르는 사회문제들이다. 하지만 확실한 위계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사이에서 갑질이 일어나는 현장이 있다. 바로 같은 대학생 내지는 젊은 또래 끼리인 알바생과 알바생 사이에서 갑질 및 괴롭힘이 일어나고 있다.
노무사, “알바생 갑질도 직장 내 괴롭힘 대상, 사업주 보호조치가 중요”
심리학자, “수직적 문화 강한 한국에는 도처에 갑질 문화, 개선 노력 필요”
텃세형
‘텃세형’의 특징은 먼저 일을 시작했다는 이유로 새로 들어온 신입 알바생을 업신여기는 행동이다. 햄버거를 파는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신 모(25) 씨는 신 씨보다 1년 이상 더 오래 일한 알바생의 텃세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느 날, 신 씨는 청소와 여러 가지 매장보수로 수고를 많이 한 덕에 평소보다 비싼 가격의 햄버거를 급식으로 먹을 수 있게 됐다. 점장이 신 씨에게 평소보다 비싼 햄버거를 먹을 수 있게 허락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씨는 오래 일한 고참 알바생 때문에 평소와 똑같은 중저가 햄버거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연차가 높은 알바생이 텃세를 부렸기 때문이다. 신 씨는 “마침 그때 점장님이 밖에 나가고 없었다. 당시에는 참고 넘어갔지만 ‘내가 왜 그런 처우를 받아야 하나’ 싶었다. 특히나 나는 다른 지점에서 일을 해봤던 경력이 있는데, 이 지점에 새로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알바생이 텃세를 부리는 것을 보니 참 웃기더라”고 말했다. 텃세형의 또 다른 특징은 신입 알바에게 일이나 심부름을 시키는 행동이다. 김규리(22,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카페 알바를 새로 시작했을 때 그녀보다 오래 일했던 알바생에게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 김 씨보다 오래 일한 알바생은 김 씨가 퇴근할 시간만 되면 일을 더 시키거나 잔심부름을 시켜 퇴근을 못하게 했다. 김 씨는 “오래 일했던 알바생 때문에 매번 30분이나 일을 더 했지만 연장근무수당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명령형
명령형 알바 갑질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같이 자신이 마치 상사인 것마냥 행동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때 특히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면 대놓고 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당에서 3개월 동안 서빙 알바를 했던 최혜린(21, 부산시 기장군) 씨는 식당에 신입 알바로 들어갔을 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고참들이 반말을 하고 명령했던 알바생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최 씨보다 오래 일했던 알바생은 최 씨의 어깨를 툭 치면서 명령하기도 했다. 최 씨는 “서로 존중받고 싶은 것이 당연한 건데, 선임이라고 같은 알바생 처지에 나에게 하대하고 자신이 우대받으려고 하는 게 가소로웠다”고 말했다.체벌형
갑질 유형 중 심한 경우로서 직접적으로 상대 알바생의 신체에 손을 대는 유형도 존재했다. 이는 보통 알바생 간의 나이 차이가 많을 때 벌어진다. 백화점 화장품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배여진(21,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신입 때 화장품의 성능과 성분을 빨리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녀보다 나이가 10세 정도 많아 보이는 알바생에게 손바닥을 맞기도 했다.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알바생은 배 씨에게 한 시간 동안 뒤에서 쉬고 올 테니 다시 와서 물어볼 때 틀리는 개수대로 손바닥을 때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배 씨는 “손바닥을 맞은 후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친언니가 소개시켜준 일자리였기 때문에 친언니에게 해가 될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가로채기형
가로채기형은 다른 알바생이 한 일을 마치 자신이 한 일처럼 중간에서 가로채는 얌체 유형을 말한다. 손 모(21) 씨는 화장품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손 씨보다 오래 일한 알바생이 손님을 가로채어 화가 났던 경험이 있다. 손 씨는 화장품가게에서 손님에게 제품에게 대해 소개한 후 손님이 제품을 계산하려고 할 때마다 손 씨보다 오래 일한 알바생이 손님을 가로채고 자신의 이름으로 계산하는 일을 여러 번 겪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보니 자신은 화장품가게에서 제품을 못 파는 직원으로 낙인이 찍혀 점장에게 혼나거나 판매 실적이 낮아 좋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손 씨는 “나보다 경력이 있으니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알바생이 계산하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기분이 너무 나빴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