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 씨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22일 손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사실관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인정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이번 소환조사는 손 씨 아버지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손 씨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동의 없이 자신의 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한 다음 범죄 수익금을 거래하고 은닉해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고발에 대해서는 아동 성범죄 처벌의 강도가 굉장히 강한 미국으로 송환되는 걸 막고 비교적 처벌이 가벼운 국내에서 조사받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미국은 한국과 1998년 6월에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손 씨를 미국으로 송환시켜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앞서 손 씨는 2015년 7월부터 3년여간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전 세계적인 아동 성폭행을 조장하고 성착취물을 배포한 과거가 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3055개를 제공한 혐의로 손 씨는 2018년 3월 체포됐다.
손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2심에서 최종적으로 징역 18개월이라는 비교적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그렇게 손 씨는 2020년 4월 27일 형기 만료로 출소 예정이었으나 미국 법무부가 손 씨의 송환을 요구하면서 출소가 미뤄졌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20부는 3차 추가 심문 끝에 손 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재판부는 미국의 형량이 더 높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손 씨를 미국에서 처벌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범죄인 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송환 불허의 배경을 설명했다.
재판부의 이러한 결정에 BBC 서울 특파원은 트위터를 통해 “배가 고파서 달걀 18개를 훔친 도둑의 형량과 성범죄자인 손 씨의 형량이 똑같다”며 비판했고 미 법무부와 연방검찰은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국내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국 송환 불허결정을 내린 강영수 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국내외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