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은 지난 18일 인터넷 방송 중 ‘시민독재’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해당 사과 방송을 올린 유튜브에서는 9년 전 천안함 피격 사건을 희화화한 삽화를 그린 사실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18일 주호민 작가가 진행한 인터넷 방송에서 한 시청자가 “최근 웹툰 검열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옛날엔 국가가 검열했는데 지금은 독자가 검열한다”며 ‘시민독재’란 단어를 언급했다. 이 발언은 최근 웹툰 선정성이나 표현 등의 문제로 논란을 빚은 웹툰 <복학왕>이나 <헬퍼>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시민독재란 단어 자체로 모순"이라며 비판하거나 “최근 웹툰 검열이 심해져 이런 단어가 나오게 된 것”이라며 양립했다. 특히, 최근 일어난 웹툰 선정성 이슈에 분노한 여성들의 비판이 거셌다.
이에 주호민 작가는 사과방송에서 “논란에 있는 두 웹툰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두 작가의 만화를 보고 한 얘기가 아닌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한 얘기였다”고 일축했다. ‘시민독재’란 표현에 대해서는 적절한 단어를 고르지 못해 과장이 된 말, 실언이었다며 사과했다. 주호민 작가는 이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한 신인작가가 ‘일진’을 만화에 표현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독자에게 뒷내용까지 설명하며 위축되는 모습이 이상해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런 검열사태가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예능도 마찬가지며 꽤 오랫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이라며 덧붙였다.
또한 주호민은 정치성향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해명했다. 2012년 딴지일보 ‘가카헌정달력’에 들어간 삽화 중 천안함 음모론인 ‘인간 어뢰설’을 그렸다는 사실을 밝히며 “희화한 것은 사실, 그쪽에서 일하다 보니 이런 걸 그렸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한 게 맞다”며 사과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렇게 사과하는 게 시민독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와 “딱 봐도 그런 질문을 한 의도가 <복학왕>과 <헬퍼>를 둘러싼 이야기인데 몰랐다는 건 말도 안된다”며 계속되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다른 누리꾼은 “이번 발언에 대해서는 불과 하루만에 사과했으면서 천안함 음모론을 그린 사건은 왜 9년이나 지나서야 사과하느냐”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김승준(31, 부산시 동구) 씨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웹툰·소설·TV프로그램과 같은 문화 콘텐츠에 쌍방으로 소통하는 것이 ‘양날의 검’과 같아 보인다. 게다가 상식이라는 기준이 모호해서 ‘선 넘는’ 콘텐츠가 나오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