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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대한민국 어게인', 아쉽지만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의 새로운 패러다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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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대한민국 어게인', 아쉽지만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의 새로운 패러다임 선보여
  • 경남 김해시 김나희
  • 승인 2020.10.0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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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열정, 팬들의 뜨거운 원격 호응, 제작진의 기술로 비대면의 약점 최대한 보완
아이돌 오프라인 실황 공연의 함성, 감동, 여운 없는 아쉬움은 여전
나훈아 비대면 공연이 위드 코로나의 대체재 가능성 보인 건 사실
지난 30일 방송된 KBS 특집 프로그램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29%라는 이례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출연료 없이 15년 만에 TV 출연을 결정한 가수 나훈아의 의지가 빛났던 결과였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이는 콘서트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됐다. 매년 최소 한 번은 꼭 콘서트에 갔던 사람으로서 나는 특히 아쉬운 마음이 컸다. 친구와 “콘서트에 갔던 일이 전생의 기억처럼 희미하다”며 우스갯소리를 나누어도, 답답한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종식은커녕 잠잠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코로나에 팬, 가수, 그리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까지도 한숨만 내쉴 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온라인 콘서트’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에게 온라인 콘서트는 들어본 적도 없는 생소한 단어였으나, 최근에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도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정말 많이 바꾸었다는 것을 나는 다시 한번 실감했다. ‘비대면 문화’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비대면 수업, 비대면 봉사활동, 심지어 추석 차례까지도 비대면으로 지내는 것이 당연해졌다. 영상 통화로 부모님께 안부 인사를 하고, 온라인으로 성묘와 차례를 지낸다. 이제는 직접 만나는 것보다 화면으로 사람을 마주하는 일이 더욱 익숙하다. 온라인 콘서트가 등장한 것도 이러한 ‘비대면 문화 패러다임’의 자연스러운 발걸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온라인 콘서트의 큰 장점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적다는 것이다. 콘서트를 생각하면 누구보다 치열한 ‘티켓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온라인 콘서트에서는 그런 것 없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채널에 접속하기만 하면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팅에 실패하여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지 못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나는 이 점이 가장 놀라웠다. 또한, 콘서트가 늦게 끝나 막차를 놓칠 걱정도 없고, ‘안방 1열’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까운 카메라 화면으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다. 이번 KBS의 나훈아 온라인 콘서트에서도 약간의 익숙지 못한 현장감만을 빼면, 스튜디오의 열기, 온라인 관객의 호응, 가수 나훈아의 열정은 상황적 한계를 잘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KBS의 나훈아 콘서트는 온라인 콘서트가 새로운 공연 패더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TV에 비친 나훈아의 '대한민국 어게인' 공연 장면. 한계는 있었지만 가수의 열정과 제작진의 노력으로 비대면 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독자 제공).
TV에 비친 나훈아의 '대한민국 어게인' 공연 장면. 한계는 있었지만 가수의 열정과 제작진의 노력으로 비대면 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독자 제공).
그러나 나는 온라인 콘서트를 보며 오프라인 콘서트의 단순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몇 시간 동안 소리를 질러 목이 아픈 것도 없었고, 응원봉을 흔드느라 팔이 아픈 것도 없었다. 온라인 콘서트에는 고막을 찌르는 함성도, 심장을 쿵쿵 울리는 스피커의 진동도 없다. 콘서트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며 느끼는 긴 여운도 없다. 온라인 콘서트는 화면을 끄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아마도 BTS나 싸이의 거대한 현장 공연과 비교하면 역시 나훈아 콘서트도 그런 면에서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나훈아 콘서트가 제한된 상황을 최대한 넘어선 퍼포먼스로 보이긴 했으나, 서로 눈을 마주하며 에너지를 주고받는 진짜 콘서트를 따라잡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한날한시, 한 공간에서 한 마음으로 하나의 노래를 부르고 들으며 즐기는 건 오직 오프라인 콘서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다. 인류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콘서트라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했지만, 그것은 잠깐의 대책일 뿐 콘서트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할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 독일은 지난 8월 ‘리스타트 19’라는 이름의 집단 콘서트 실험을 진행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바이러스와의 공존하는 상황, 즉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적응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한 언론사에서, 연구팀은 바이러스 확산의 현실적 위험 수준을 확인하면 실내 행사의 재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콘서트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으려는 간절한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아쉽기는 하지만, 나훈아의 ‘대한민국 어게인’ 같은 온라인 콘서트가 코로나 사태의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가황 나훈아와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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