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방송 KBS2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시청률 29%
74세 나이 무색, 살아있는 가황 카리스마 유감없이 발휘
신곡 '테스형!' 철학적 가사에 중독성 있는 리듬 '인기예감'
70대의 가황(歌皇)은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기는커녕 카랑카랑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2시간 30분 동안 다이내믹한 열창으로 전국의 팬들을 홀렸다.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 대한 최고의 추석 선물이었다. 특히 코로나 상황을 빗댄 듯한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으로부터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9월 30일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전국 기준 29.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나훈아가 태어나 자란 부산에서는 시청률이 무려 40%에 근접했다. 드라마를 제외한 예능 프로에서의 이례적인 진기록이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트로트 황제 나훈아가 15년만에 방송에 출연해서 KBS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한 대기획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다시 한 번 힘을 내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나훈아는 출연료 없이 참여했다.
비대면 콘서트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고향, 사랑, 인생 3부작으로 진행됐다. 나훈아는 제목만 들어도 멜로디가 떠오르는 자신의 히트곡부터 최근 발매된 신곡까지 30여 곡을 150분 동안 쉴새없이 부르며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에게 74세의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여러분,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겁니다. 준비 됐죠?”라고 묻자, 수십 개의 화면창을 가득 채운 비대면 관객들은 “나훈아!“를 연호하며 함성을 쏟아냈다.
공연 3부에 선보인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은 코로나 시국을 반영한 듯한 가사와 특유의 리듬감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나훈아가 의미를 부여해 애타게 부른 <테스형!>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인생을 묻는 내용이다. 가사 중에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 가 본 저 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테스형" 등이 강한 인상을 남겨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테스형!>은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소크라테스에게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가수일 듯”, “노래를 듣고 있으니 우리 처지가 공감이 되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KBS 2TV는 오는 3일 오후 10시 30분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비하인드 다큐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을 편성해 방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