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이날은 전 세계적으로 아동학대 문제를 조명하고, 상습적인 학대나 폭행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예방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아동학대 예방의 날’과 ‘아동학대 예방 주간’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어렸을 때 나는 아동학대는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가정폭력 중 하나로 생각했다. 그런데 약 4년 전, 한 뉴스에서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를 학대하는 CCTV 영상을 보고 난 이후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아동학대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나는 이때부터 아동학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또한 용돈을 모아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에게 기부하는 등의 개인적인 노력을 적게나마 틈틈이 실천하고 있다.
그렇게 4년이 지났는데도, 나는 아동학대에 대한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뉴스들을 보면서 아동 학대 근절은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더욱 이를 악화시키는데 큰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아동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3자가 가정 안의 아동을 지켜봐 줄 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나는 특히 이번 달에 있었던 ‘16개월 영아 학대사망 사건’은 아동학대가 주변인의 관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영아가 사망 전부터 학대 의심 신고로 20여 차례 조사가 있었음에도 전혀 가해자로부터 분리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영아는 결국 지속적인 학대 때문에 사망했다. 주변의 관심으로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후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시 학대의 장소로 돌아간 아동들이 많을 것이다.
아동은 어리고 부모의 보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개인, 사회, 그리고 제도가 아동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지나면서 개인과 사회는 아동학대에 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자신들의 범위 안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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