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 후 각계 각층서 분노... 챌린지 확산
“아동 학대 사건 재발 않게 사회적 제도적 장치 필요" 한 목소리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연예계와 정치계를 포함한 각계각층에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을 방송했다. 방송에서는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학대로 271일 만에 세상을 떠난 정인 양 사망 사건을 상세하게 다뤘다.
정인 양의 양부모는 정인 양 죽음이 단순한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쇼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정인 양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에 따르면, 정인 양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이 골절 상태였다. CCTV 영상, 부검 감정서 및 사망 당일 진료기록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정인 양의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 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 양의 CT와 엑스레이 사진을 가리키며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들 양부모에 대해 지난해 11월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양모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는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와 관련,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오는 13일 양부모의 첫 공판 기일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할 진정서를 모으고 있다. 협회 측은 진정서에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주소, 전화번호, 쓰고 싶은 내용 등을 작성해 선고일인 10일 전까지 법원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와 현재 동의 수 23만 명을 넘겼다. 사람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인 양의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진정서 작성 방법을 공유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제안한 정인 양 애도를 위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말미에 진행자 김상중은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말했다. 또 방탄소년단(BTS) 지민은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정인아 미안해’라는 글을 남겼고, 배우 한혜진은 “고통 속에 방치되었던 정인이를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심정을 전했다.
이 밖에도 신애라, 엄정화, 고소영, 장성규, 김원효 등 유명인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챌린지에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도 정인 양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아동학대, 음주운전, 산재 사망에 대해서는 무관용 3법을 입법하겠다”며 “정인이의 가엾은 죽음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형량을 2배로 높이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한 한 누리꾼은 “사랑만 주기에도 아쉬운 정인이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며 “방송을 보는 내내 너무 슬프고 먹먹했다”고 분노했다. 또 “다시는 이런 아동 학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와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