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논란 ‘아내의 맛’...시청자 항의에 시즌 종료
똑똑한 시청자들 '족집게 감시'... 방송법 강화 필요
최근 tvN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2018년 ‘윤식당2’가 뒤늦게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본 방송 편집본에 오역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부터다.
해당 방송을 접한 독일 유학생인 한 누리꾼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오역의 문제점을 짚었다. 당시 방송에서 독일 여성이 한 말에 의역하면 "이 사람들 핫케이크 잘 못해"였지만 "이 팬케이크 정말 잘 만들었어"라는 자막이 나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독일 남성이 우리나라 스타를 보고 방송에선 "여기 잘생긴 한국 남자가 있네"라는 자막이 달렸지만 '잘생긴’이란 표현은 ‘게이(gay, 동성애자)’라는 의미였고, 이런 표현은 흔히 겪는 인종차별적 언어라고 꼬집었다.
다른 영상에선 독일인과 스위스인 커플 역시 “저 남자는 혼혈일 거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전형적인 아시아인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논란이 확산됐다. 아시아인에 대한 외모 편견을 그대로 드러낸 비하 발언이라는 것.
현재 해당 오역 영상들은 삭제됐지만 해석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TV조선 ‘아내의 맛’은 최근 조작 방송과 관련한 물의를 빚어 방송사 측이 사과하고 프로그램 시즌 종료를 결정했다. 스타 부부의 ‘소확행’ 일상에 초점을 맞췄던 프로그램은 사치스러운 생활, 자극적인 전개 등 과장된 연출이 화근이었다.
한편 시청자들을 국민 프로듀서로 칭하던 오디션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 제작진은 공정성을 앞세워 놓고 정작 투표수를 조작해 시청자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들 프로그램들이 논란을 야기하고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는 것은 ‘리얼을 빙자한 선 넘는 연출의 반복’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더 많은 화제로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선 자극적인 MSG(방송 과장 요소)를 과다 투여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는 것.
말썽을 야기해도 솜방망이 처벌로 그치는 것도 문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조작 방송 관련 방송법상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는 과징금(최대 3000만 원)이다. 조작 방송을 근절하기 위해선 방송평가 시 관련 벌점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방송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조작 방송을 뿌리 뽑기 위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는 중요하다. 프로그램의 ‘재미’는 자극적, 막장, 과장 등 시청자의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된다. 누구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일들에 흥미를 가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미를 위해서 조작이나 왜곡을 일삼는 것은 옳지 않다. 리얼 예능인 만큼 ‘리얼’을 강조한 방송을 내보내야 한다. 과도한 연출은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이제는 과대한 연출 속에서 볼 수 없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해야 한다. 자극적인 방송물 속 신뢰도와 신선도를 담은 방송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리얼’이란 프레임 속에서 선을 넘는 연출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방송가의 과도한, 왜곡된 연출은 결국 실체가 드러나 시청자의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