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리운전 기사들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난폭 운전을 일삼거나 심지어 피곤에 쫓겨 졸음운전을 하기도 해서 이용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직장인 주용수(45) 씨는 최근 회사 회식을 마치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집으로 돌아가다가 운전대를 잡은 대리기사가 신호 위반은 물론이고 과속을 계속해 당황했다. 주 씨가 대리기사에게 천천히 가자고 했더니 바빠서 그렇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주 씨는 “대리 기사의 난폭 운전에 술이 다 깰 지경이었다”며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손님을 태우고 그렇게 위험천만하게 운전을 해도 되나”라고 불만을 표했다.
대리기사의 신호 위반과 과속으로 차주가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대리운전업체에서 보험을 들고 있어 보상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상을 받으려면 차주는 반드시 대리 운전을 이용했다는 상황을 증명해야 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본인 휴대폰으로 직접 대리운전 기사와 통화하고, 대리기사의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뿐만 아니라 주로 늦은 시간이어서 졸음 운전을 하는 대리기사들도 적지 않다. 주부 정혜인(36) 씨는 가족모임에 갔다 남편과 본인이 모두 술을 마신 탓에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차가 똑바로 가지 않고 차선을 물고 비틀대는 것 같아 확인했더니 대리가사가 졸음 운전을 하고 있었던 것.
정 씨는 “아이들도 타고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아찔했다. 대리기사가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여러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자기 컨디션 조절은 해가면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리운전 업체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의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대리기사들에게 안전운전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현장에서 난폭 운전을 하는 기사들을 일일이 제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리운전 이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은 저녁 8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이 시간 동안 대리운전 기사들은 하루 수입의 80%를 벌어들인다. 5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손님을 받느냐가 하루 일당을 결정하기 때문에 대리운전자들은 구조적으로 난폭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대리운전기사로 일한 적이 있는 김모(40) 씨는 “대리 운전 비용이 적게는 7,000원에서 많게는 2만 원인데 이 중 30%를 업체에 떼 주고 나머지 70%가 대리기사들의 수입”이라며 “피크 시간 동안 10건은 넘게 해야 10만 원 가까이 벌기 때문에 운전이 난폭해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리기사들의 난폭 운전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2014년 동안 전국의 대리운전 교통사고는 총 848건에 달한다. 그 중 17명이 사망했으며, 1,046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용수 씨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기사들의 교육에 더욱 신경을 쓰고, 난폭운전했을 때 기사에게 패널티를 주는 등 지금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