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도 수온 20도 안팎 유지되는 죽당천, 외래 어종 산실 역할
9일, 인기 생물 유튜버 정브르 씨가 구피천에 방문해 아마존 열대 어종 비파를 채집하는 모습의 영상을 업로드 했다. 구피천은 경기도 이천 소재의 죽당천이 본 이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겨울에도 구피 등 열대 어종 등이 발견되며 구피천이라는 예명을 갖게 됐다. 구피천은 일부 유튜버들이 외래 어종 등을 발견하면서 국내 생태 환경 변화의 예시로 자주 등장한다.
정브르는 영상 제목에 “이 정도면 범죄인데요”라며 외래 어종 발견담의 운을 뗐다. 영상 초반 “일주일 전 이곳을 방문해 황금 안시로 보이는(플레코 종류) 어종을 발견했는데, 재빠른 움직임 때문에 놓치고 말았다”며 구피천을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브르뿐 아니라 여러 생물 채집을 주 영상 컨텐츠로 삼는 유튜버들이 이곳을 방문해 구피 외의 플래티, 네온테트라, 제브라다니오 등 열대어종을 채집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만큼 구피천은 토종 어종보다 외래 열대 어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고기 채집을 하던 정브르 씨는 영상 중반 초대형 플레코를 발견했다. 정브르 씨는 조명을 비춰 초대형 플레코가 있는 바위 밑을 비추며 역대급 크기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 만큼은 꼭 채집해야 한다며 일행과 함께 플레코를 뜰채로 몰았다. 뜰채에 맞게 움직이던 플레코는 재빠르게 뜰채를 빠져나가며 위쪽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이날 정브르 씨는 아마존에 서식하는 비파 두 마리와 구피 수십 마리, 정체 모를 열대어 몇 마리를 구피천에서 채집했다. 채집한 어종은 모두 마트 수족관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관상 열대어 종으로 밝혀졌다.
가정 내 어항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구피, 제브라다니오, 몰리 외에 최근 들어 아마존 대형 열대어 비파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 비파는 아마존이 원산지로 약 50cm 이상 자라기도 한다. 비파는 강바닥 하층에서 살아가며 먹이를 먹는 이유로 ‘똥 먹는 물고기’ 등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똥을 먹지는 않으며 어항 벽에 낀 이끼와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 등을 먹고 산다.
구피천에 서식 중인 외래 물고기는 가정 등 어항에서 기르다 방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각한 문제는 이 열대 어종들이 한겨울에 발견된다는 점이다. 더 이상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가 아닌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구피천은 한겨울에도 수온이 20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자체의 관리와 관련 당국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이천시 관계자는 “시에서 확인한 물고기 중에는 아직 생태계 교란종은 없었다. 하천법상 생태계 교란종이 아니라면 물고기를 방생하는 것까지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선 죽당천 인근에 ‘물고기 방생 금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만들어 시민들을 계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