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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만 강력한 태양 폭풍... 한국 화천서도 적색 ‘오로라’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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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만 강력한 태양 폭풍... 한국 화천서도 적색 ‘오로라’ 관측
  • 취재기자 최유리
  • 승인 2024.05.17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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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에서 화려한 오로라 생성
전파 교란 가능성... 우주전파재난 ‘주의 경보’ 발령

어두운 밤하늘 형형색색의 빛이 춤을 추고 있다. 오로라 현상이다.

21년만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미지역,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 우리나라 강원 화천서도 적색 오로라가 생성됐다.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박정하 씨가 촬영한 오로라이다(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박정하 씨가 촬영한 오로라이다(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올해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는 ‘극대기’가 시작됐다. 지난 2월 태양 남극 부근 흑점 부근에서 거대한 태양 플레어(태양 표면 위 거대한 폭발 현상)가 솟구치는 장면이 관측됐다. 이는 태양이 극대기에 있다는 신호이다. 태양은 11년을 주기로 흑점의 개수가 최대가 되는 극대기와 최소가 되는 극소기를 반복한다.

극대기의 경우 흑점이 폭발하게 되면서 태양 표면에서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방출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입자가 빠른 속도로 지구로 오게 되고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이번 태양 폭풍의 등급을 최고 등급 수준인 ‘G5’ 경보를 발령했다. 태양이 최소 7차례의 코로나를 대량 방출했고 가장 강력한 수준의 지자기 폭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물질이 지구에 닿으면 지구 자기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파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 전력망의 정전, 통신이나 전력망, 내비게이션 GPS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휴대전화 통신은 영향을 받는 고주파수와는 다른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도 전파교란 가능성을 고려하여 우주전파재난 두 번째 단계인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24시간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강력한 지자기 폭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2003년 G5 등급이 내려진 태양 폭풍 시기에 스웨덴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1859년 역대 최대의 태양 폭풍이라 불리는 ‘캐링턴 사건’ 당시 북미와 유럽 등의 전신망이 두절되고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로라는 이러한 지자기 폭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태양이 에너지를 재결합하면서 흑점이 폭발한다. 폭발할 때 나오는 입자가 태양풍에 의해 지구에 오게 된다. 지구에 도달한 입자는 자기장을 따라 양극(북극, 남극)으로 이동하고 그곳에 있는 대기 중의 입자와 충돌할 때 나오는 빛이 바로 오로라이다.

오로라는 주로 북극권과 같은 고위도 지역의 상공에서 관찰되지만, 21년 만에 강력한 태양 폭풍이 일면서 이번에는 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 인도 등 세계 곳곳의 지역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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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심형섭 씨가 촬영한 오로라이다(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지난 12일 새벽 강원도 화천군에서도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오로라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발생했던 2003년 경북 영천의 보현산 천문대에서 적색 오로라가 카메라에 담긴 뒤 처음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용인 어린이 천문대 소속 박정하, 심형섭 씨가 촬영한 오로라 사진을 공유했다.

국내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될 만큼 강력한 폭발 이후 한 차례 더 흑점 폭발이 일어났으나 태양이 지구를 향하고 있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태양도 지구처럼 자전을 하기 때문에 지구 반대편을 향하고 있던 흑점이 약 2주 뒤에는 다시 지구를 향하게 된다. 이번 폭발뿐만 아니라 태양 활동의 극대기는 내년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여, 다양한 우주 현상이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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