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소나타 K-리그에서 정규리그 7위를 기록하고, 포스코컵 대회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하는 등 선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가 남아공 월드컵 거리 응원전에서 시민들과 함께 대표팀을 응원했다. 비록 월드컵 엔트리에 승선한 선수는 없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한국의 첫 골을 기록한 황선홍 현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비롯해 부산 선수단이 총출동하여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지난 17일, 한국 대 아르헨티나가 열린 날 아시아드 경기장에는 허남식 부산 시장을 비롯해 그리스 전 때보다 많은 5만 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경기장은 붉은 티셔츠와 머리에 꽂은 붉은 빛을 내는 머리띠로 인해 전체가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공교롭게도 붉은 빛은 부산 아이파크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경기 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던 사회자가 황선홍 감독을 소개하자 아시아드 전역은 떠나갈 듯한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부산 아이파크 측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해 여느 때보다 더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허정무 감독이 마지막까지 선발을 검토한다고 말했던 정성훈을 비롯해 부산 아이파크의 주축 선수들이 특별 사인회를 열었다. 평소 리그에서 결장한 선수들이나 부상 중인 선수들이 경기 전 간혹 사인회를 열기도 했으나, 이날처럼 주축 선수들이 참여하는 사인회는 좀처럼 보기 힘든 행사다. 그래서인지 부산 팬들과 시민들의 줄이 한참동안 이어져 사인을 받는데 15분 가량 걸리기도 했다. 시간이 부족해 사인을 받지 못한 시민들은 구단 관계자에게 사인을 받게 해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많은 사인요청을 받은 선수는 남아공으로 가는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진 정성훈 선수. 사인회장에서 만난 그는 월드컵 대신 아시안컵에서 선전을 기원한다는 말에 “그래야죠”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주장 박진섭 선수도 모처럼 환한 미소로 “올해 6강에 진출 하는걸 넘어 아시아 챔프로 갈 겁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일명 ‘황새춤’이었다. 한 통신사 CF 광고로 인해 유명해진 이 춤을 직접 춰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황선홍 감독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치어리더들과 함께 잠깐 동안 춤을 보여줘 시민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황 감독은 “이제 월드컵이 끝나면 7월부터 후반기 리그가 있다. 시민 여러분들도 경기장에 찾아달라. 기필코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포항과의 후반기 리그 개막전에서 소나타가 경품으로 걸려있는 이른바 ‘소나타 매치’라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경기도 즐기고 소나타를 타는 행운도 거머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