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스스로 무너지며 승격에 적신호가 켜졌다.
6일 저녁 7시,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18 1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가 FC서울에게 1: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부산은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날 부산은 3-5-2 포메이션으로 서울을 상대했다. 장갑은 구상민이 꼈으며, 수비에는 구현준, 권진영, 노행석이 자리잡았다. 중앙 허리라인에는 호물로, 이재권, 김진규가 역삼각형으로 위치했으며, 양쪽 윙에는 각각 김치우와 김문환이 배치됐다. 투톱으로는 김현성, 한지호가 나섰다.
서울도 3-5-2 포메이션을 들고 맞섰다. 골문은 양한반이 지켰으며, 강동우, 김원균, 이웅희가 3백을 구성했다. 고요한, 정현철, 하대성이 중원을 지켰으며, 측면에는 김한길과 윤종규가 자리 잡았다. 최전방에는 윤주태와 조영욱이 공격을 주도 했다.
전반전 양상은 초반부터 탐색전을 펼치다 서로 공격을 시도하는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흐름을 먼저 깬 것은 부산이었다. 전반 23분 호물로가 패널티박스 외곽에서 왼발로 깔끔하게 찬 중거리 슛이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급할 것 없는 부산이었지만,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전반 43분 서울의 윤주태에게 거친 태클을 한 권진영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그후 부산은 그라운드에 10명이 남으면서 수세에 몰리게 됐다.
부산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최전방 공격수 김현성을 빼고 이청웅으로 교체했다. 수비를 보강하겠다는 의미였다. 다만, 11명의 서울을 상대하기에는 10명의 부산은 너무나 버거웠다. 후반 14분 하대성이 패널티 박스의 수비벽을 넘기는 롱패스를 하자, 쇄도하던 조영욱이 골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는 매서운 서울의 반격 신호탄이었다. 후반 33분 김동우가 패널티 박스로 올린 크로스를 고요한이 헤딩으로 부산의 골망을 흔들어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44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현철이 헤딩으로 쐐기골을 넣어, 경기는 서울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부산의 최윤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퇴장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준비했던 것이 경기 초반에 잘 나와서 상대를 잘 압박했다. 호물로가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로 계획대로 풀렸다. 후반 상대 전술에 잘 대처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3실점을 했기 때문에 내가 잘못한 것 같다. 1-2는 예상했는데 마지막 코너킥 실점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권진영이 경고 누적을 퇴장당한 것에 최 감독은 “진영이는 전문 센터백이 아닌 윙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상선수가 많아서 중앙 센터백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퇴장만 아니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 씨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의 힘든 원정길을 앞둔 최 감독은 “앞으로는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 잘 준비하면 해볼만 하다. 변수는 추운 날씨와 빠른 경고 누적 퇴장으로 인한 체력 소모다. 상암 가서 멋진 경기 해보겠다. 올라가기 위해 ‘닥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1, 2차전이 종료된 시점에서 승리수가 같은 경우에는 1, 2차전 90분 경기 합산 득실차를 따지고, 합산 득실차가 동일한 경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모두 동일할 경우 연장전(전후반 15분씩)을 개최하고, 연장 무승부 시 승부차기로 승격팀이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