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판매량 전년비 14% 줄어....흡연자들 세수 확보용 담뱃값 인상에는 거부감 / 한유선 기자
8년 만에 시행된 2015년 ‘담뱃값 인상’을 두고 아직까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금연 정책의 하나로 담뱃값을 올렸다고 주장했지만 세수 확보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월 담배 판매량이 3개월 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담배 판매량은 2억 4000만 갑으로 작년 11월 3억 1000만 갑에서 9000만 갑 줄었다. 이는 작년 2월에 비해 14.0% 줄어든 수치로 담뱃값을 인상하기 전인 2014년 2월과 비교하면 13.4% 감소한 수치다.
2015년 1월 1일 담배값을 2000원 올려 4500원이 되자 당시 흡연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금연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수만 확보하려는 조치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히 담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을 두고 담배값 인상보다는 흡연 경고그림이 더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는 담뱃값 인상을 않고 흡연 경고그림만으로도 충분한 금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용혁(23, 충남 천안시) 씨는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흡연량을 줄였다. 2500원하던 담배가 4500원으로 가격이 뛰자 담배를 구입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이다. 조 씨는 흡연량이 조금 줄었지만 담배를 끊지는 않았다. 담뱃값 인상이 금연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조 씨는 ”정부가 말한 금연 정책 효과는 미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곤(39, 부산 사하구) 씨는 정부가 담배값을 인상했지만 개의치 않고 흡연을 꾸준히 해왔다. 김 씨한테 2000원은 흡연하는 데 큰 부담이 아니어서 금연을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담배 겉면에 혐오 그림이 들어간 이후에 김 씨는 금연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혐오스러운 그림을 보니까 살 때도 꺼림칙하고 담배를 꺼낼 때도 신경이 쓰여 조금 덜 피게 된다"고 말했다.
흡연자 박재형(21, 서울 노원구) 씨는 담뱃값이 오를 때 분통을 터뜨렸다. 세수 확보를 위해 서민들의 주머니를 노린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담뱃값 인상보다 이번에 담배 곽에 혐오 그림 넣은 게 더 큰 금연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담배 혐오 그림 정책을 왜 이제야 시행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담배 판매량 감소는 담배값 인상과 금연지원서비스 확대 및 건강보험 병의원 금연치료 서비스 시행, ‘흡연은 질병, 치료는 금연’ 캠페인 등의 다각적인 정책의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부터 흡연 경고그림을 도입한 이후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