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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팟캐스트 '부달라', "이제 공중파 라디오 도약을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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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팟캐스트 '부달라', "이제 공중파 라디오 도약을 꿈꿔요"
  • 취재기자 박찬영
  • 승인 2017.06.27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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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대표 정욱교 씨, "청취자들이 재미있다는 반응 보일 때 보람" / 박찬영 기자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국장을 맡고 있는 정욱교 씨(사진: 취재기자 박찬영).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여러 개~’ 라는 동요 가사처럼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했다. 대학생,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국장, '해운대 해변 라디오' PD 등등… 그는 무심코 지나갈 때에도 어떤 것을 보고 영감이 떠오르면 ‘아, 이거 방송에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또, 좋은 노래가 나오면 지나치지 않고 찾아내 메모해둔다. 언젠가 방송에 틀 음악으로 쓰기 위해서다. “이게 바로 PD의 숙명이지 않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청년 정욱교(26)다.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대표이자 해운대 해변 라디오의 PD를 겸하고 있는 그는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꿈은 ‘라디오 PD'다. 처음엔 좋아했던 가수가 라디오를 진행하게 돼 즐겨들었지만 이후엔 방송의 분위기가 자유롭고 편안해 프로그램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개편되면서 즐겨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교체되더니 방송의 분위기도 확 변했다. 그 때 처음 PD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라디오를 들은 이후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PD가 되고 싶었다”며 회상했다.

그는 라디오 PD라는 꿈을 가지고 경성대학교에 입학했다. 입학 후 곧장 학내 방송국에 입사했다. 학내 방송국에서 라디오 PD로 일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을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꿈을 키웠다. 그는 “무척 힘들었지만 처음으로 방송을 직접 만들어봤다. 방송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군복무 후 돌아온 방송국에는 기존의 국원들은 거의 없고 새로운 국원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자신이 있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그는 방송국을 나왔다. 이후 다른 대외활동을 찾아보다가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이하 부달라)'를 만났다.

현재 그는 부달라의 라디오국 PD이자 국장으로 활둥 중이다. 그가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부달라가 ‘반송의 달콤한 라디오’였다. 당시 반송의 달콤한 라디오는 마을 미디어 산업의 일종이었다. 그러나 그가 활동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기간이 만료돼 사업이 종료됐고, 반송의 달콤한 라디오를 계속할 수 있는 명분이 사라졌다. 하지만 기존 멤버들이 대외 활동 형식으로 계속해보자고 했던 것을 시작으로 마을 미디어 산업에서 독립해 지금의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내 꿈이 라디오 PD이다 보니 방송에 대한 욕심이 가장 많았고 또,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레 국장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처음 국장이 됐던 2015년에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그 때는 다같이 방송을 만드는 데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다. 당시 만들었던 방송은 '아이튠즈'에 무려 500여 개가 남아있다. 그는 ‘'우리끼리 재미있으면 됐다’는 마음으로 재밌게, 열심히 만들었다”고 말했다.

1년 정도 재미있게 방송을 제작했지만, 한 기수당 3개월씩 활동하던 기존의 시스템은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기엔 짧다고 느낀 그는 2016년부터 활동 기간을 6개월로 늘렸다. 함께 부달라를 이끈 친구에게 국장 자리를 맡기고 부국장으로서 대외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직접 다른 대외 행사나 네트워킹 행사에도 참석해 부달라의 이름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여러 곳에서 취재 요청도 받고 이곳저곳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의 작은 목표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팟캐스트 채널 '팟빵'에서 900위 권이지만, 한때 230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힘들어도 방송을 함께 만든 사람들이나 들어주시는 분들이 재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차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올해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직전 단계까지 가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8기를 모집했다. 현재 그는 28명의 8기 멤버들과 목표를 조금씩 이뤄나가고 있다. TBN교통방송에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와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부달라 멤버들과 <출발! 부산 대행진> 프로그램의 10분짜리 코너 ‘부산의 달콤한 발견’을 고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적긴 하지만 출연료도 받게 됐고, 이걸 계기로 현직 방송계에도 부달라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그는 “이걸 발판으로 활동 반경을 팟캐스트에서 공중파로 넓혀나가려고 노력 중이고 실제로도 조금은 이뤄져 8기의 목표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그가 소망하는 부달라의 목표는 부산에서 의미 있는 독립 미디어 단체가 되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부달라의 국원들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앞으로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그는 “지역을 위한 방송과 시사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방송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에는 없지만, 다른 지역에는 공동체 라디오라는 구 단위까지는 소출력되는 소출형 라디오가 있다. 그는 공동체 라디오가 부산 같은 큰 도시에 없다는 것에 매우 아쉬워하며 공동체 라디오가 부산에도 생기길 바라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부달라가 그런 역할을 하는 단체가 되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해운대 해변 라디오의 책임 프로듀서인 개그맨 김영민 씨의 제안으로 해운대 해변 라디오의 PD로도 활동 중이다. 팟캐스트 방송을 하는 부달라와 달리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공개방송으로 진행되는 해변 라디오는 청취자들을 눈앞에서 바로 만날 수 있다. 매주 금, 토, 일 방송하는 해운대 해변 라디오를 들으러 꾸준히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즐겁게 방송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내가 만든 방송을 공개적으로 사람들한테 들려줄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청취자가 제작진을 ‘식구’로 느낄 만큼 솔직하고 편안한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만든 방송을 듣는 시간만큼은 다른 고민이나 생각을 잊고 함께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방송을 만들면서 가장 행복한 점은 내가 가진 작은 재주를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그 재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며 웃었다.

현재 휴학 중인 그의 시간표에는 라디오 방송 스케줄로 빼곡하다. “연애할 시간도 없다”며 투덜거렸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계기로 정식 라디오 PD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라디오를 듣기 전엔 세상을 보는 눈이 폐쇄적이고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라디오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다 비슷하게 산다는 걸 알게 됐고, 세상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며 “내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정말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날을 꿈꾸며 그는 오늘도 방송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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