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쓰레기 감량 및 자원 재활용 아이디어 사업...내년에는 무료 배포 / 김수정 기자
해운대해수욕장에 폐현수막 돗자리가 등장해 피서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자원 재활용과 쓰레기 감량, 그리고 피서객들의 비용 부담도 덜어주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11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이달부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폐현수막으로 제작한 돗자리를 대여해주고 있다.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일회용 돗자리로 매년 백사장이 몸살을 앓자 이런 묘책을 짜냈다. 해운대구는 2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돗자리 400개를 제작했다.
피서객들은 폐현수막 돗자리를 5000원에 빌려 사용한 뒤 반납하면 4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폐현수막 돗자리는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관광 안내소의 '바다상점'에서 빌릴 수 있다.
바다상점은 해운대 관광기념품 홍보관으로 폐기되는 파라솔 천을 활용한 마을 기업 에코에코협동조합의 파라솔 가방도 판매하고 있다. 폐현수막 돗자리도 여기에서 제작했다.
화덕헌 바다상점 대표는 “성수기 때 버려지는 돗자리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폐현수막 돗자리는 일반 현수막이 아니라, 모래 위에 까는 만큼 습기 문제도 고려해서 만들었다"며 "폐현수막 두 장 사이에 스펀지를 넣어 바람에 잘 날아가지 않고, 푹신하게 깔고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폐현수막 돗자리는 해운대해수욕장 쓰레기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8월 피서철 해운대해수욕장에서 191t, 송정해수욕장에서 58t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처리비용만 5억 3000여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일회용 돗자리가 백사장 쓰레기의 10% 정도나 된다고 해운대구는 추정하고 있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폐현수막 돗자리는 쓰레기 감량, 자원 재활용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삼조 효과가 있으니 피서객들의 많은 이용 바란다”고 말했다.
피서객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관광객 안수연(35, 경북 포항시 북구) 씨는 “해운대해수욕장에 놀러 오면 돗자리나 파라솔 대여 비용이 비싸 부담스러웠다"며 "폐현수막 돗자리는 비용부담이 적어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주민 김상철(48) 씨는 “집 앞에 아이들이랑 잠깐 나올 때마다 돗자리를 챙겨오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았는데 비용도 싼 돗자리가 있으니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내년부터 일자리 만들기 차원에서 폐현수막 돗자리를 대량 제작해 피서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수거함을 설치해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