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결국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부적격’ 의견이 담긴 보고서에 합의하지 않고 회의 중 간사만 남겨둔 채 퇴장했다. 여당에서도 부적격 의견 채택에 사실상 묵인한 것. 이에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후보자 본인이 “국회가 내리는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의 기회를 주고, 청와대 스스로 지명 철회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자 했지만 결국 후보자와 청와대 모두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박 후보자는 자진 사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의 인사 라인 책임론을 부각하기도 했다. 자격 없는 후보자를 지명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손 대변인은 “청와대는 자격도 능력도 없는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민을 실망시킨 인사 검증 라인을 문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박 후보자를 탐탁지 않게 보는 기류가 흐르면서 그의 임명이 강행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날 회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부 조율이 필요하다며 회의를 오후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 길을 열어준 것.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청문위원회는 인사 청문 경과 보고를 통해 “인사 청문 결과 대부분의 청문위원들은 중기부 장관으로서 자질과 업무 능력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제시했다”며 “신상 및 도덕성과 관련해 후보자가 뉴라이트 관련 인사의 참석 적절성에 대한 충분한 판단 없이 학내 세미나에 추천하거나 초청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이고, 건국과 경제 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 신앙과 과학 간 논란 등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모두 취하는 모순을 노정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의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도 민주당의 분위기가 자진 사퇴 쪽으로 잡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13일 오후 3시까지 박 후보자를 설득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는 것. 박 후보자가 3시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자 부적격 의견으로 보고서를 채택한 것.
매일경제에 따르면, 장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에서는 최대한 설득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며 “만일 박 후보자가 전체 회의 전에 자진 사퇴를 하면 산자위 역시 회의를 개최할 필요가 없어진다. 아무래도 민주당이 청와대와 상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