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정치인 중 처음으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내년 6월 치러질 전국 동시 지방선거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박 의원은 전남도지사로 나선다.
박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불거진 ‘전남지사 출마설’에 입을 뗐다. 이날 방송에서 박 의원은 “국민의당이 지방선거에 승리하지 않으면 존폐가 의심스럽다”며 “안철수, 손학규,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등 당 대표급 인사들이 이번에는 전면에서 뛰는 것이 좋다. 그래서 한 번 이끌고 가자는 마음을 가지고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발언에 김현정 앵커는 “전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셈이냐”고 물었고, 박 의원은 “받아들이는 것은 자유롭다”고 답했다. 이에 김 앵커는 “저는 그렇게(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맞다”고 전남도 출마설을 인정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 8월 휴가도 그러했지만 이번 연휴 동안에 전남은 물론 광주와 전북 일부, 특히 전남을 샅샅이 다녀봤다”며 전남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박 의원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선언에 따라 각 정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의 출마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박 의원은 최근 자신이 구상한 국민의당 지방선거 라인업을 밝힌 바 있다. 각각 서울시장은 손학규 전 의원, 경기지사는 천정배 의원, 부산시장은 안철수 대표다.
한편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수도권에서 야 3당의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정 원내대표는 서울시장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경기지사로 바른정당의 남경필 현 지사, 인천시장으로 한국당 유정복 현 시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에선 현역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이 친박 인사 청산에 나섰기 때문에 대표적 친박 인사인 서 시장의 공천 여부는 불투명하다.
바른정당도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내년 지방선거 성적표가 불안한 상태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분열했던 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보수 야당의 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두 야당의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다, 두 당도 보수가 분열한 상태로는 내년 지방선거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아서 통합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선택권이 넓어 당내 경선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장 자리는 3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선 의원, 추미애 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지사의 경우, 일찌감치 이재명 성남시장이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전해철 전 의원, 최성 고양시장의 이름도 함께 오르고 있다.
부산에선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차출론도 나오고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풍요한 후보를 가진 민주당의 경우, 야당의 후보의 라인업이 정비되면 이에 따라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