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국회의원 사전 사퇴', 김광림 '단임' 등 배수진...박명재, 남유진도 "보수 본류 지키겠다" 출사표 / 신예진 기자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차기 경북도지사 자리를 차지하려는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의 기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지방선거에서 보기 드문 ‘국회의원직 사퇴’, ‘단임’ 등 파격적인 약속을 내걸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철우 의원은 20일 오후 경북도청을 찾아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은 보수 우파의 중심을 지키는 사람이 돼야 하고 그런 능력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18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 의원은 "1970년대만 해도 여러 방면에서 서울과 선두를 다투던 경북은 지금 그저 덩치 큰 변방의 낙후 지역 취급을 받고 있다"며 "경북이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소명을 제가 300만 도민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 추진, 환동해지역본부의 제2도청 청사 승격, 지진 방재 대책 마련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사퇴 의사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은 내년 3월에 할 것 같다"며 "경선에 들어가면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출마 의지를 밝히며 올해 안으로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 김천시 당원협의회 위원장직을 모두 사퇴하겠다는 초강수 발표를 한 바 있다.
박명재 의원도 이날 오전 경북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준비된 도지사 리더십으로 위대한 경북 건설에 모든 열정과 헌신과 노력을 쏟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박 의원은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다.
박 의원은 “경북은 지금 경주에 이은 포항 지진으로 전 도민이 지진에 대한 위험과 공포 속에 놓여 있다”며 “먼저 포항 지진 피해의 완전한 수습과 복구에 이어 모든 행정력을 집중,지진에 대한 신속한 조사·연구 및 철저한 대책을 수립한 뒤 경북을 안전지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광림 의원은 지난 19일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경북은 보수의 본류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온 주역이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었다”며 “실력과 능력으로 보수 궤멸을 막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크게 태어나는 경북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출마를 선언했다.
경제·재정·예산·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 의원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특허청장, 재정경제부차관, 대학교 총장을 거쳤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 20대 총선까지 3차례 당선됐다. 국회 활동 10년 간 6회의 예결 위원과 여당과 야당에서 모두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재임 중 2008년 3조 원의 경북도 국비예산을 현재의 10조 원대로 이끌어 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경제를 알고 정책을 설계·실현해 본 사람이 경북도지사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도민을 위해 일할 시간은 없다는 생각으로 재선과 3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임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도정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도 같은 날 오후 대구 엑스코 5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남 시장은 이날 <남유진은 경제다>(휴먼앤북스)와 <경북아재 남서방 경북 2800리>(지상사)란 책 두 권을 내놓았다.
남 시장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급하게 쓴 책이 아니다"라며 "진정성을 보시고 경북을 위해 제대로 쓸 수 있는 재목인지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남 시장은 한국당 경북도지사 경선 일정에 따라 내년 1∼2월에 구미시장직을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예비 후보 등록은 오는 2월 13일부터 시작된다. 한국당 경선은 3~4월경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