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정규직 근로자 126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공공기관 중 1000명 이상의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바뀌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LH는 16일 기간제 근로자 1379명 중 126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전환 심사 절차를 거쳐 다음달 정규직으로 임용될 계획이다. 전환 심사는 필기시험(인성·직무능력검사), 역량평가 및 면접심사 등으로 이뤄진다. 전환 심사를 거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12월 중 정규직으로 임용될 계획이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기간제 근로자들은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배정된다. 급여 수준은 공채 출신의 90%다. LH 기간제 비정규직의 급여는 공채 출신의 70% 수준이다.
정규직 전환이 불허된 인원은 총 118명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인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한다고 볼 수 없는 비정규직이거나 애초부터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닌 변호사, 노무사 등 전문 인력들이다.
LH는 이번 정규직 전환 효과가 다른 기관으로의 파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LH 측은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 공약 발표 직후인 지난 5월 비정규직 직무분석 용역에 착수,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용역근로자 각각의 전담팀을 중심으로 신속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다”며 “매우 드문 사례인 만큼 다른 기관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LH는 정규직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파견·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청소, 경비, 시설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LH의 파견·용역 근로자는 2000여 명으로, LH는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지난 9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 협의 기구를 구성하는 등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LH 좋은 일자리 만들기 추진단의 오동근 팀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기순이익이 매년 1조 원 이상이어서 급여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정규직 증가에 맞춰 기존 승진체계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LH의 이번 결정에 응원하는 의견이 다수인 반면,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정규직은 힘들게 채용됐는데 비정규직은 시위만 하면 시험 안보고 정규직 되는 거냐”며 “스펙 미달이면 떨어뜨려야 정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한다는 한 네티즌은 “기회의 공평을 보장하면 그만이지, 정규직보다 떨어지는 입사 기준으로 들어온 직원들을 왜 정규직으로 바꿔주느냐”며 “나라가 공산화되는 것 같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을 낸 네티즌은 “그냥 전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NCS 시험, 면접 등 당당하게 시험 통과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건데, 왜 이렇게 비꼬는 의견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공채 정규직과 같은 대우도 아니고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이라는데 잘 모르고 떠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