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현역 은퇴 후 JTBC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천수 해설위원이 전 소속팀 레알 소시에다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의 초청을 받아 스페인을 방문했다. 지난 22일 경, 레알 소시에다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산 세바스티안을 찾은 이천수 해설위원의 사진과 함께 방문 소식을 전했다.
이 해설위원은 지난 2003년에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해 2004년까지 몸담았다. 당시 이천수는 레알 소시에다드 소속으로 13경기, 누만시아에 임대를 간 후 8경기를 뛰어 총 프리메라리가 21경기를 소화해 득점 없이 1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활약은 저조했지만 한국시간으로 지난 2004년 9월 20일 누만시아와 헤타페의 경기에서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AS 선정 최우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이런 이천수 해설위원의 프리메라리가 진출 15년을 기념해 레알 소시에다드와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이천수 해설위원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이들 홈페이지에 따르면, 레알 소시에다드는 이천수 해설위원에게 보낸 초청장에 “프리메라리가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이천수를 초대한다”며 “프리메라리가 사상 첫 한국인 선수가 입단한 지 15년이 됐고 우리는 당신(이천수)을 초대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천수 해설위원은 지난 21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셀타 비고와의 경기를 관전하기 앞서 슛포러브 멤버들과 함께 인지도 테스트를 했다. 지난 18일 슛포러브를 통해 공개된 동영상에서 “내가 배용준 정도 됐다”며 “난리난다니까, 지금도 다 알지”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던 이천수 해설위원의 기대와 달리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슛포러브는 사회적 기업 비카인드가 히딩크재단과 함께 2014년부터 진행해온 소아암환우 기부 캠페인이다. 이들은 그동안 일부 컨텐츠를 함께한 이천수와 함께 스페인에서 캠페인을 이어가기 위해 동행했다.
산 세바스티안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찾아다니던 이천수 해설위원 일행에게 한 나이든 신사가 “옛날에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었던 사람 아니냐”며 다가왔다. 이 신사는 과거 레알 소시에다드 구단의 택시 기사였다고 소개하며 이천수 해설위원과 어머님을 태운 적이 종종 있었다고 밝혔다. 이름을 기억하냐는 이천수 해설위원 일행의 질문에 신사는 “‘리’였던 것만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천수 해설위원은 크게 기뻐하며 신사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끌어안았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난 이천수 해설위원은 들뜬 상태로 계속해서 산 세바스티안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한 젊은 청년이 이천수 해설위원 일행에게 “어디서 왔냐”며 다가왔다. 자신이 스무 살이라고 밝힌 청년에게 이천수 해설위원 일행이 “15년 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었던 선수다”라고 말하자, 이 청년은 “이천수”를 정확한 발음으로 외치며 포옹했다. 이 모습을 본 이천수 해설위원의 일행들은 “말도 안돼”라며 놀라워 했다. 이 청년은 이천수 해설위원에게 얼굴이 많이 변했다며 “영입할 당시 기대가 엄청 커서 기억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천수 해설위원은 “미안하다”며 “더 잘 했어야 하는데”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에 청년은 “당신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답해 감동을 줬다.
이 모습을 지켜본 주위의 레알 소시에다드 팬들도 이천수 해설위원을 알아보고 환호했다. 이윽고 이들은 “이천수”를 반복해 외치며 연호했다. 비록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짧은 시간 동안 저조한 활약을 펼쳤던 이천수 해설위원이지만, 산 세바스티안은 아직 이천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한편, 이천수 해설위원의 인지도 테스트 관련 동영상은 슛포러브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 동영상은 기존 슛포러브 동영상 캠페인과 같이 조회수 1회당 1원씩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돼 소아암 환아 치료비로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