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음실을 사먹어야 하는 직장인이 대부분인 데다 가족 단위의 외식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국민 3명 중 1명이 사먹는 음식의 식품 안전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큰 이유는 '위생 의식 부족으로 인한 비위생적 조리' 걱정.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식품안전체감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의 식품안전 정도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3.9%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12월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9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최 의원은 "식품 당국은 식품안전 조사를 보다 세부적으로 실시하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김도연(21, 경기도 평택시) 씨는 TV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을 본 이후 외식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했다. 김 씨는 "TV 속의 식당들은 평소 내가 가는 곳과 다름 없는 모습인데, 반찬을 재활용하거나 주방 위생이 엉망인 가게가 많았다"며 "혹시 내가 자주가는 음식점도 그럴까봐 밖에서 사먹는 것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음식점에서 반찬을 재활용하는 것은 간암과 위암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른 손님의 침이 묻어 있는 반찬을 자주 먹게 되면 간암과 위암을 일으키는 위험 바이러스가 포함된 체액이 몸에 들어와 감염될 수 있다.
대학생 박성현(24, 부산시 북구) 씨는 외식을 할 때 식기가 제대로 씻겨졌는지 항상 확인한다. 박 씨는 "식기나 컵을 잘 보면 이물질이 묻어있을 때가 많다"며 "사람이 많은 식당일수록 식기 세척이 잘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식품안전체감도 조사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식품 안전 현안으로 응답자 44.7%가 '지방자치단체의 식품위생 분야 감시 감독 강화'를 꼽았다.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 규정 개선과 정부 발표의 신뢰성 강화가 각각 27.0%, 12.7%로 뒤를 이었다.
소고기 불초밥 음식점에서 매니저를 했던 정봉규(24, 부산시 남구) 씨는 현행 식품위생 감시 방식으로 외식 산업의 청결도를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당국에서 불시에 검사하러 오긴 하는데 업주가 그때만 조금 신경쓰면 그냥 넘어간다"며 "단속 빈도를 늘리고, 장시간 동안 살펴보는 감시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위생 안전을 위해서는 감시 강화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업주나 종업원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감시를 받고 안 받는 걸 떠나서 내가 먹는다고 생각하면 음식을 깨끗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업주, 종업원들이 위생 의식으로 무장하면 국민들의 외식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