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뽀얀 피부를 갖는 것은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특히 피부 미백에 관한 우리나라 여성들의 관심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난스럽다. 얼굴에 바르는 미백 화장품은 물론, 전신에 바르는 전신 미백 크림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엘시스테인(L-cysteine)’이란 미백 영양제까지 등장했다. "복용하면 피부가 희게 된다"는 광고와 함께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 그런데 얼굴 미백을 위해 복용하는 이 엘시스테인 영양제가 사람에 따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엘시스테인은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손톱, 발톱, 머리카락 등의 주요 성분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엘시스테인이 의약품으로 사용될 때에는 피부색을 어둡게 하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하여 기미와 주근깨를 예방한다고 한다. 이 특성을 이용, 엘시스타인이 피부의 미백을 위한 영양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장수경(23, 부산시 북구 금곡동) 씨는 최근 한 포털 사이트에서 엘시스테인 영양제를 먹고 얼굴이 하얘졌다는 후기를 봤고, 까만 얼굴색이 고민이던 장 씨는 해외 사이트에서 엘시스테인 영양제를 구매했다. 장 씨는 보통 피부과에서 주사를 맞으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영양제를 먹어서 얼굴이 하해진다는 말에 솔깃했다.
하지만 장 씨는 영양제를 복용한 지 일주일 정도 됐을 때 생리통이 심해지는 증상을 느꼈다. 장 씨는 “원래 생리통이 전혀 없었는데, 학교를 못 갈 정도였다. 그 이후로는 겁이 나서 약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 북구 덕천동의 한 산부인과 권모 원장은 “엘시스테인 성분이 모든 사람들에게 생리통을 유발시킨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모든 약 성분은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약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약에 들어있는 방부제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씨는 처음 영양제를 개봉했을 때와 달리 시간이 흐르자 하얀색이던 영양제에 노란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인지 확인해봤지만, 기한은 2년이 더 남아있는 상태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우해량 씨는 시빅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한 건강 기능 식품의 경우 각 나라마다 성분에 대한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약의 첨가물이나 보조 성분들을 알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 씨는 노란 반점이 약에 생긴 것에 대해 “주성분 외에 비타민 등의 첨가물들이 습기에 약해 변색된 게 아닌가 생각이 된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제품을 만든 회사에 문의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원장 역시 “약의 형태가 캡슐에 들어있는 것보다 위 사진에 나와 있는 태블릿 형태가 변질되기가 쉽다”고 말했다.
대학생 임지수(20, 부산 북구 금곡동) 씨는 엘시스테인 영양제를 하루에 3번 씩 챙겨먹었다. 하지만 임 씨는 따로 정해져 있는 시간에 먹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알씩 먹었고, 그 이후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일이 많아졌다. 원래 빈혈이 있는 편이라 그냥 넘겼던 임 씨는 속까지 쓰리기 시작했다. 그후로 약 복용을 중단했더니, 어지럼증도 덜하고, 속도 쓰리지 않았다.
우 씨에 따르면, 엘시스테인 성분은 속쓰림, 구토, 소화불량, 두통, 어지럼증, 피부발진 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 외에도 천식환자일 경우, 엘시스테인은 기관지 수축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 기능 약화를 가져 올 수 있다. 우 씨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