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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공부방, 사무실처럼... '코피스족'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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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공부방, 사무실처럼... '코피스족'이 늘고 있다
  • 취재기자 이슬기
  • 승인 2015.04.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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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소음 속 집중 되레 잘돼"...대형 카페들 코피스족 겨냥 편의시설 확충도
대학생 이모(21, 부산 동래구) 씨는 과제를 하거나 시험 공부할 때엔 집 근처 카페로 간다. 독특한 '면학 분위기' 로 집중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집에서 책상머리에 앉기만 하면 졸음이 쏟아지는데, 카페에서는 장시간 앉아 있어도 정신이 말짱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요즘 카페에는 무선 인터넷이나 콘센트가 잘 구비되어 있어 공부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카페를 독서실, 또는 사무실처럼 이용하는 이른바 '코피스(coffice) 족'이 늘고 있다. 코피스는 커피(coffee)와 오피스(office)의 합성어로, 커피전문점에서 공부하거나 회사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어수선할 것 같은 카페에서 오히려 이들 코피스족이 집중을 잘 할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카페에는 커피 내리는 소리, 두런두런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 등 소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 소음은 사람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작용을 하지는 않는다. 특정한 패턴없이 일정한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짐으로써 도리어 거슬리는 소음을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을 해준다. 외부의 소음을 하얗게 무화(無化)시킨다고 해서 '백색소음'이라 불린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전문기관은 카페의 백색 소음이 인간의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조사 연구결과 밝혀냈다. 카페내 공부의 효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시험기간이 되면 대학가의 카페들은 공부하기 위해 찾아온 코피스족들로 가득하다. 테이블마다 빈 커피 잔을 옆에 두고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수 있다. 하지만 카페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의 속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카페 종업원의 눈치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커피 한잔을 더 시켜 마시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다. 대학생 김수진(22) 씨는 평소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 카페를 자주 가는 편이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 책을 꺼내는 순간부터 주변을 의식하게 된다. 김 씨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싶으면 공부를 다 하지 않아도 눈치껏 자리에서 일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오히려 코피스족 손님을 겨냥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종업원들이 오랫동안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손님들에게 눈치 주지 말도록 주지시키는 한편 공부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최근 각 매장마다 코피스족을 위한 시설을 강화했다.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해 무선 인터넷을 갖추고 모든 테이블에 콘센트를 제공했다. 야간근무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24시 운영하는 매장도 늘였다. 카페베네 외에도 스타벅스, 엔젤리너스 등에서도 코피스족을 카페로 불러들이기 위해서 무선 인터넷 설치, 회의 테이블 제공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경성대학교 앞 카페베네 카페에서 무선 인터넷과 콘센트를 코스피족에게 제공하고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슬기).
대학가에는 대학생 코피스족들을 겨냥한 스터디 카페도 생겨났다. 부산 경성대 태강프라자 9층에 위치한 카페 씨스페이스(seaspace)는 학생들을 위한 스터디 카페다. 씨스페이스에서는 소규모 강연과 여러 가지 강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을 위한 스터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씨스페이스 강근철 대표는 “과거 교직생활을 할 때 학교 시험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 집보다 잠이 안 오는 카페에서 작업을 했었지만 눈치가 보였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절대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씨스페이스가 생기기 전부터 이 지역에는 토즈 스터디센터가 있다. 토즈에서는 성인은 4,000원, 학생은 3,500원에 스터디룸 이용이 가능하다. 후발 주자인 씨스페이스에서는 2시간 이용시 성인은 3,500원, 학생은 2,500원에 사용이 가능하다. 또 랩실(스터디실)을 이용하면 모든 음료를 2,000원 더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 또 씨스페이스에서는 하루 한 차례 이상 나갔다가 다시 들어 올 수 있는 중복 입장이 가능한 원데이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강 씨는 “카페에서 소위 문제가 되는 손님은 자리를 잡아놓고 밥을 먹으러 갔다 오는 사람들을 꼽을 수 있다”며 “우리는 눈치보지 않고 하루종일 카페를 쓸 수 있도록 원데이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데이 이용권은 입장 시 1만원을 내면 음료를 포함해 하루 종일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원데이 이용자들을 위해 아메리카노 무한 리필서비스와 분실 위험을 막기 위한 사물함도 제공된다. 대표 강근철 씨는 “테이블 회전율이 낮은 일반 카페에서 오랜 시간 앉아있는 손님을 다 받아주기는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카페에서는 임대료가 가장 큰 지출인데 우리 카페는 9층에 있다 보니 1층에 위치한 다른 카페보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여서 스터디 카페 운영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성대 외식서비스경영학과 이상묵 교수는 “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코피스족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커피 한 잔에 수익이 남기 때문"이라며 “그들을 위한 시설 또한 사람들을 카페로 불러들일 수 있는 광고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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