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간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성락원이 오는 6월 11일까지 임시 개방됐다. 임시 개방을 맞아 관람 신청이 폭주, 관람 신청을 받는 한국가구박물관 홈페이지는 이틀째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성락원(城樂苑)은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1만 6000㎡ 규모의 정원으로, 고종의 아들 의친왕이 살았던 별궁의 정원이다. 성락원은 도성 밖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정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성락원은 암반과 계곡 등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한 것으로 조선시대 정원의 정수로 평가된다.
성락원은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쌍류동천과 용두가산이 있는 전원, 영벽지와 폭포가 있는 내원, 그리고 송석과 못이 있는 후원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하나로 합쳐진 곳을 쌍류동천이라고 하며, 이곳이 성락원의 입구가 된다. 또 내원을 감싸고 있는 부분을 용두가산이라고 하는데 200~300년 이상의 엄나무와 느티나무, 소나무 등이 숲을 이뤄 내원과 외부를 차단한다.
쌍류동천과 용두가산을 지나면, 성락원의 자연 지형 중 사람의 손이 닿아 만들어진 영벽지와 폭포가 있다. 폭포는 3단으로 이뤄져 있고, 원형석구에 영벽지라는 글자가 초서체로 쓰여 있다. 영벽지 바위에는 한시가 쓰여 있는데 이 시는 추사 김정희의 장빙가다. 장빙가는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에 비치고 맑은 샘물은 돌 위에 흐른다. 푸른 산이 몇 겹 싸여 있다. 나는 내 농막을 사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밖에 성락원에는 많은 종류의 석상과 괴석이 있다. 석탑과 석등, 해태상, 문인상 등이 있으며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정원을 구성하고 있어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정원이다.
명승 제35호로 지정된 성락원은 서울에 남은 유일한 조선시대 정원이다. 조선 순조 때 황지사의 별장으로 처음 조성됐고, 철종 때 이조판서 심상응의 별장으로 꾸며졌다. 또 이를 고종의 셋째 아들 의친왕이 35년간 별궁으로 사용했다. 지금은 심상응의 후손이 관리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한국 3대 정원으로 담양의 소쇄원, 완도 보길도 부용동, 마지막으로 성락원을 꼽았다.
사전예약은 현재 서버가 마비된 한국가구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그 밖에 박물관 유선 전화(02-745-0181)나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관람은 월, 화, 토요일 주 3회, 하루 7회, 회당 20명씩 가능하다. 또 하루에 두 번은 영어 가이드로 진행하며, 관람료는 1만 원이다. 요금은 현장 현금결제 또는 사전에 계좌로 입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