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휴가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 대형 택배사에 요청
전국적으로 택배 기사의 휴가권 쟁취를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무더운 여름에도 휴가조차 가기 힘든 택배 기사들에게 16, 17일 이틀간의 여름휴가를 보장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택배기사들이 휴가를 쉽게 가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이 각 택배사 대리점들과 배송 계약을 맺고 있는 영세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휴가를 사용하려면 자신에게 할당된 물량을 대신 배달해 줄 사람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몰려드는 물량을 제대로 처리할 숙련된 일손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비싼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다 보니 휴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광장에서 캠페인을 열었다.
“택배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알리고, 오는 16, 17일 택배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될 수 있게 지지 해달라”고 시민과 관광객에게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캠페인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이 기사들의 휴가를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택배 노조는 오늘 16, 17일 이틀간 휴가를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고 CJ, 로젠 등 대형 택배사에 요청했다. 전국에서 택배 물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 동대문의 쇼핑몰이 이 날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배 없는 날’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택배 기사가 ‘단체 휴가’를 가려면 대형 택배사가 대체 인력을 확보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택배 기사의 휴가에 대한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필요하다.
택배 노조는 택배사 지점의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휴가 신청서를 모아 각 업체 본사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업체의 결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조직국장은 “온라인에서도 관련 청원 운동이 한창이고, 택배 기사의 휴가를 지지하는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택배 기사가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시민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