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38년간의 논란 끝에 결국 좌초됐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청장 박연재·이하 원주환경청)은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결과, 자연환경·생태경관·생물다양성 등 환경적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원주환경청이 검토한 환경영향평가 보완서는 지난 2016년 11월 동·식물상 현황 정밀 조사, 공사·운영 시 환경 영향 예측,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대책, 설악산국립공원 계획 변경 승인 부대조건 이행 방안 등과 관련해 양양군에 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이에 대해 양양군이 2년 6개월의 보완 기간을 거쳐 올해 5월 16일 제출한 보완서이다.
원주환경청은 제출된 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바탕으로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부동의(4명)·보완 미흡(4명)·조건부 동의(4명) 등 외부위원 12명이 참석해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및 국립생태원 등 전문 기관 및 분야별 전문가의 검토에 따르면 해당 사업 시행 시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 단편화, 보전 가치 높은 식생 훼손, 백두대간 핵심 구역의 과도한 지형 변화 등 환경 영향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전문 기관 관계자는 “해당 사업 예정지는 백두대간 핵심 구역으로 산양, 하늘다람쥐, 삵, 담비, 무산쇠족제비, 독수리 등 멸종위기종(13종)·천연기념물(6종)·희귀식물(26종)의 서식지·분포지로 생태적 보존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라며 이어 “환경평가단계에서 검토 가능한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 보호 대책, 탐방로 회피 대책 등이 적정하게 수립·제시되지 않은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설악산국립공원 남설악 오색지구인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번지(해발 366m)에서 끝청 하단(해발 1480m) 사이에 총 길이 3.5㎞의 케이블카를 잇는 것으로 상·하부정류장, 노선, 지주 설치 등 면적은 7만7112㎡에 달한다.
설악산국립공원은 멸종위기야생생물 38종·천연기념물 17종·희귀식물 118종 등 국내 생물종의 약 10%에 해당하는 총 5018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환경부 국립공원, 환경부·산림청 백두대간 보호지역, 문화재청 천연보호구역, 산림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자연환경 및 생태경관 보호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한편,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환경부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적법절차에 따라 행정심판 및 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