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에 노란색 기둥 신호등 등장...일부 운전자, "색이 강해 운전자 시선 방해한다"
울산시 북구 김유경
승인 2020.09.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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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에 기둥 전체가 노란 노란 신호등 등장
보행자들은 눈에 잘 띈다고 찬성
운전자, "기둥 전체가 노란색이어서 운전자 시선 방해한다" 반대 의견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노란색 신호등’이 생기고 있다. 여기서 ‘노란색 신호등’은 회색이던 신호등 기둥을 노랗게 바꿨다는 의미다. 기둥의 색을 눈에 띄게 해 보행자나 운전자가 신호를 주의해서 볼 수 있게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한쪽에선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그것은 신호 불빛, 특히 정지해야 하는 ‘빨간불’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노란색 기둥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는 있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재고려해야 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최근 노란색 신호등이 많아지고 있다. 노란색 신호등은 유동 인구가 많은 사거리부터 어린이집 근처로 확대되고 있는데, 처음 봤을 때는 너무 낯설었다. 평생을 신호등은 회색 기둥에 검은색 배경, 그리고 각 불빛이 있는 것만 봤는데, 갑자기 신호등 기둥이 노랗게 바뀌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점은 기둥의 노란색 자체만으로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짧은 건널목을 그냥 건너려다가도 튀는 기둥 색으로 탈바꿈한 신호등에 사람들이 잠깐 멈칫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노란색 신호등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기둥이 노래져 노란색 신호등 기둥에 시선이 간다는 게 한편으로는 단점이 된다. 매일 운전을 하며 출퇴근하는 지인은 퇴근 후 동네에 들어오기 위해 커브를 돌면 바로 보이는 노란색 신호등 때문에 당황했던 적이 많다고 한다. 신호 불빛보다 노란 기둥이 더 눈에 띈다는 것이다. 또, 노란색 신호등이 기둥뿐만 아니라 불빛 주변에도 빨간색과 비슷한 톤인 노란색으로 칠해서 빨간불이 순간 안 보여 깜짝 놀랐다고도 한다. 보행자일 때보다 특히 더 주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운전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자칫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노란색 신호등이 새로운 변화일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면 오히려 사고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날 것이다.
노란색 신호등으로 신호를 잘 볼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는 좋다. 또, 실제 노란색 신호등을 봤을 때,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다가도 건널목 앞에서 멈칫했던 점을 미루어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공감한다. 그러나 도로에는 보행자만 다니는 게 아니다. 신호를 보며 차를 움직이고 멈춰야 할 운전자들이 신호를 보기 어려워져서는 안 된다. 따라서, 차도가 넓지 않은 학교 주변이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노란색 신호등으로 바꾸는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 그리고 커브길 근처나 차가 많이 다니는 곳에는 일반적인 신호등을 유지해 운전자들이 노란색 신호등 때문에 당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란색 신호등의 위치나 주변 시설 등을 고려해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좋은 변화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